[엑스포츠뉴스=잠실학생, 김형민 기자] 약방의 감초가 따로 없었다. 한동안 다소 아쉬운 활약의 연속이었던 드워릭 스펜서가 2쿼터 중요한 역할을 해내면서 SK의 연패를 끊어내는 데 앞장섰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SK는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1라운드 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연승행진을 막아세우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SK는 올 시즌 초반에 발빠른 농구를 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다. 징계로 당분간 나서지 못하는 김선형의 공백이 컸다. 김선형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속공으로 홈에서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고 이러한 홈구장의 환경은 원정팀들에게는 부담을 안겨다 주기도 했었다.
외곽에서 패스는 물론이고 슈팅 등 무게감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SK는 어쩔 수 없이 높이를 앞세운 농구를 기반으로 1라운드를 소화하는 구상을 세워야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스펜서에 대해서 문경은 감독은 팀의 득점을 도맡아줄 수 있는 공격적인 선수로만 여기고 있었다. "팀의 득점에 도움이 될 선수"로 분석했고 스펜서가 빠르게 팀에 적응해서 골밑보다는 외곽에서 해낼 수 있는 그의 공격력과 수비력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기를 기다리던 와중이었다.
이번 전자랜드는 스펜서와 SK에게는 전환점이 된 무대였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차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낸 스펜서는 좋아지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었고 이번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팀의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해내면서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춰 소득이 됐다.
스펜서가 맹활약한 것은 2쿼터였다. 전체로 보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상은 강렬했다. 스펜서는 2쿼터에 들어가서 공격을 직접 지휘하면서 전자랜드를 뒤쫓기만 하던 SK의 역전을 만들어냈다.
초반에 공을 잡자마자 먼저 뛰어 나가고 있던 이동준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해서 빠른 속공 장면을 만들어냈고 이후 나온 공격에서는 자신이 직접 전자랜드의 공격을 끊어낸 다음에 드리블해 레이업 슈팅을 성공해 27-25 리드를 팀에 안겼다.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스펜서는 이날따라 물이 오른 슈팅 감각도 뽐냈다. 득점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드리블을 하다가 수비에 걸려 넘어지면서 던진 외곽포가 그대로 림을 갈랐다. 파울이 선언되면서 나온 공격에서는 3점포를 성공시키면서 앞선 장면에서 득점으로 기록되지 않은 슈팅에 대한 아쉬움을 곧바로 털어냈다.
스펜서는 2쿼터에만 9점을 뽑아냈다. 이후 SK는 데이비드 사이먼을 계속해서 내세우면서 안드레 스미스가 활약한 전자랜드를 견제했다. 승부를 2쿼터에 뒤집은 스펜서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 결국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기록과 득점만으로 따진다면 16점을 기록한 박승리가 일등공산이었지만 스펜서가 만들어낸 화끈했던 분위기는 무시하기 힘들었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스펜서 ⓒ KBL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