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9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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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송강호가 만든 영조…정직하게 또 진실하게 (인터뷰)

기사입력 2015.09.28 12:42 / 기사수정 2015.09.28 12:42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송강호가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사도'(감독 이준익) 속 영조를 통해 데뷔 후 첫 왕 역할을 소화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사도'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강호 분)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유아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역사에 기록된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그린 '사도' 속에서 송강호는 아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비정한 아버지 영조로 분했다.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아들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영조의 상황과 심리는 송강호라는 배우에 의해 섬세하게 재탄생되며 색다른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

'사도'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강호는 "일부러 다르게 하려고 한 건 아니지만, 제가 생각하는 영화의 핵심이나 인물의 존재감, 입체감 같은 부분들에는 저만의 해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사도'를 "정공법으로 다룬 사극"이라고 정의했다. 정치적인 역학관계가 중심이 아닌, 군주로서의 아버지, 또 세자로서의 아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최대한 실화에 기반해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런 만큼 송강호 역시 현장성이나 즉흥성보다는 시나리오의 텍스트에 중점을 두고 연기에 임했다.

'사도'는 '관상'(2013)에 이은 송강호의 두 번째 사극이다. 수많은 작품에서 굵직한 연기를 선보여 온 그이지만 이번 영조 역할이 처음으로 연기하는 왕 역할이다.

송강호는 "많이 다뤄진 인물이기에 그런 점에서 부담감이 존재하기는 했다. 영조의 사실적인 느낌과 내면의 얘기들을 진솔하고 정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관객들에게 새롭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힘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40대에서 80대까지 영조의 40년 세월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에 분장을 하는 것은 물론 목소리와 걸음걸이, 표정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데뷔 25년차 배우에게도 무거운 책임감이 주어졌던 순간.

그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과 진중함이 머릿속에만 있지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나올 수가 없다. 잘 알고 있듯이 영조는 태생적인 콤플렉스가 있었고 또 그것 때문에 비극이 발생했다. 52년이라는 긴 재위기간 동안 아버지로 또 노회한 군주의 모습이라는 게 과연 어떤 것들을 형상화 시키는 것일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외형적인 것은 특수 분장의 도움을 받아 표현할 수 있었지만, 본질적인 것은 내면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혹사를 한 것이 사실이지만, 탁하고 갈라진 그 목소리의 느낌이 정치인과 아버지이자 군주의 절절하고 또 적절했던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40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얼굴 분장부터, 디테일하게 이어져야 했던 심리 표현까지 영조를 연기한다는 것은 체력적, 정신적으로 어느 하나 쉬울 게 없을 것 같았다.

그는 "체력적으로는 괜찮았지만 정신적으로는 좀 힘들었던 것 같다"며 "이준익 감독님은 불필요한 장면은 찍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고민을 하고 연습을 할 수가 없다. 준비를 완벽히 한 상태에서 최고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고민했었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사도'를 통해 사극의 또 다른 매력을 알게 된 것도 기쁜 점 중 하나다. "사극을 하면 정말 못 가본 곳을 다 가볼 수 있다. 그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다 먹을 수 있는데, 그런 게 정말 좋았다"고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보인 송강호는 "사실 이런 것은 부수적인 즐거움이고, 본질적인 매력이 따로 있다"라며 이내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전에는 의상과 말투도 똑같고, 얼굴에 수염을 붙인다거나 하는 게 인위적이고 갇혀 있는 느낌이라고 생각해서 약간의 편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더 어렵기도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훨씬 더 무궁무진한 창의력이 나올 수 있는 게 사극이더라"며 이번 작품을 하며 즐거웠던 마음을 덧붙였다.

송강호는 "'사도'는 여러 가지 의미의 소통뿐만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얘기가 아닐까"라면서 "자식과 아버지의 소통, 사회의 소통 문제를 얘기한다는 말도 있는데 다 맞는 얘기인 것 같다"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사도'는 지난 16일 개봉 이후 11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송강호는 "기록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 않나. 최선을 다했으니 관객 분들이 좋게 받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겸손한 인사를 건넸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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