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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토트넘②] 키슬링과 다른 케인, 중간이 있는 포체티노

기사입력 2015.09.06 06:11 / 기사수정 2015.09.06 10:08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새로운 둥지에는 항상 적응이라는 숙제가 붙는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핫스퍼에 입성한 손흥민(23)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이미 독일에서 능력이 증명된 손흥민에게 필요한 것은 '토트넘화'다. 이를 위해서는 달라진 그의 주변과 새롭게 한솥밥을 먹게 된 동료, 감독의 스타일에도 빠르게 맞춰나가야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손흥민과의 호흡이 기대되는 이는 원톱 해리 케인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다. 그동안 레버쿠젠에서 자신의 앞에 줄곧 섰던 슈테판 키슬링과는 다른 스타일로 통한다. 새로운 유형의 케인이 이제는 손흥민의 앞에서 호흡을 맞춰나갈 예정이다. 또한 포체티노 감독의 스타일과 앞으로의 손흥민의 활용도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전통적인 키슬링과 현대적인 케인

키슬링과 케인은 차이가 있다. 키슬링이 전통적인 스트라이커의 스타일이라면 케인은 현대판 공격수의 전형이다. 신장은 키슬링이 조금 더 크다. 191cm로 케인(188cm)보다 2cm가 더 큰데 여기에서 서로 간의 차이가 생긴다.

키가 큰 키슬링은 전통적인 독일 축구가 몸에 베여 있다. 후방에서 연결해주는 긴 패스를 큰 신장을 이용해서 받고 2선과 측면에 연결해주는 데 능하다. 많은 경험이 쌓이면서 최근에는 공을 발 밑으로 받고 뿌려주는 모습도 보여주면서 연계에 눈을 뜨기는 했지만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싸워주는 역할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았다. 그 사이에 손흥민이나 카림 벨라라비 등 빠른 윙어들이 침투하면서 키슬링의 지원사격을 받고 골망을 흔드는 식이다.

케인은 키슬링과 연계 플레이를 시도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이 부분에서 더욱 발달돼 있다. 토트넘의 경기를 보면 케인의 활동반경에는 제약이 없다. 전 지역을 고루 돌아다니는 케인은 오랜 시간 최전방의 자리를 비워두는 경우도 꽤 있다. 2선으로 내려오게 되면 남다른 패스 실력을 보여줬고 미드필더 진영까지 내려와 팀 공격의 빌드업도 도맡는 등 다역할 공격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렇다고 결정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기회가 나면 과감하게 중거리슈팅을 날리고 골문 앞에서 마무리를 짓는다. 아직 이번 시즌에는 화끈하게 타오르지 못했지만 케인의 발 끝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21골을 기록하면서 잉글랜드의 차세대 공격수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손흥민과 함께 선다면 득점력과 패싱력을 모두 갖춘 둘 간의 호흡이 잘 살아 서로 득점과 도움을 주고 받는 사이로 발전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슈미트 비해 중간이 있는 포체티노

손흥민이 케인과 좋은 케미를 살리는 데 새롭게 손을 잡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우스햄튼 등을 거쳐 토트넘을 맡게 된 포체티노 감독은 빠른 축구를 추구한다. 전방의 공격진부터 강하게 압박해서 공을 뺏은 후에 눈 깜짝할 사이에 마무리까지 연결하는 형태의 전술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손흥민이 몸 담은 레버쿠젠과 비슷한 성격이다. 레버쿠젠을 이끈 로저 슈미트 감독도 이와 같은 공격 전술을 즐겨 썼다. 압박으로 공을 뺏어내면 그때부터 발이 빠르고 드리블 능력을 갖춘 손흥민과 벨라라비, 하칸 찰하노글루 등을 활용한 속공으로 승부를 스타일의 경기를 해왔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손흥민이 포체티노 감독의 스타일에 금방 녹아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포체티노 감독의 토트넘은 중간과정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레버쿠젠은 중앙에 공을 뿌려주고 연결해주는 고리 역할을 해줄 미드필더가 다소 부족했다.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곤살로 카스트로나 노장 시몬 롤페스 등이 뛰지 않으면 미드필더 진영을 거치지 않고 풀백이나 공격형 미드필더만을 거쳐서 공격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라스 벤더 등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는 벤더를 이용한 공격 루트가 적었던 것이 레버쿠젠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중간이 있다. 나빌 벤탈렙과 라이언 메이슨 등이 최근 2년 사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토트넘의 연결고리가 되어주고 있다. 공격을 할 때는 순간적으로 메이슨이 빠르게 가담해 에릭센과 함께 공을 배달하고 공격수의 뒤를 챙겨주는 역할을 해낸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 때로는 공의 소유를 높이는 축구를 추구하기도 하고 만들어가는 플레이에 집중하는 경향도 보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많지 않았던 레버쿠젠에 비해 토트넘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들의 도움을 손흥민이 받을 수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에게 스피드 있는 측면 공략을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 아론 레넌(에버튼 임대) 등 스피드레이서드들이 사라져 오랜 시간 공격에 속도감이 부족했던 토트넘은 손흥민의 질주 본능이 필요하고 포체티노 감독도 자신의 색깔에 이를 잘 녹여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오는 12일 선덜랜드와의 리그 원정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손흥민이 이 경기에서 이적 후 첫 선을 보일 지 많은 이들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키슬링, 케인, 포체티노 ⓒ AFPBBNews=news1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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