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양평, 조희찬 기자] 19세 소녀 하민송(롯데)은 두번 울지 않았다.
하민송은 23일 경기도 양평군 더스타휴 골프앤리조트(파72·6672야드)에서 열린 201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보그너MBN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더블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9언더파를 기록한 하민송은 공동 2위 배선우와 홍진주를 무려 6타로 제치고 정규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하민송은 지난 2013 시즌 점프투어(3부) 상금왕 자격으로 2014 시즌부터 1부투어에 데뷔했다. 지난해 규정이 바뀌면서 하민송은 마지막으로 3부투어에서 정규투어로 '점프'한 선수가 됐다.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정규투어 데뷔와 함께 대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지난해 교촌 허니레이디스오픈에서 6위로 한 차례 톱10을 기록하며 1억 1135만원을 모았고 무난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1부투어 2번째 시즌. 하민송은 서서히 성적을 끌어올렸고 시즌 첫번째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톱10을 일궈냈다.
바로 이어 열린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3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선두를 유지하며 자신의 커리어에 탄탄대로가 펼쳐지는 듯했다. 하지만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 하민송은 마지막 날 보기 2개와 버디 1개로 타수를 잃었고, 그 사이 장하나가 치고 올라오며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이어 다가온 두번째 우승 기회.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리던 하민송은 "내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 자신감이다. 긴장하면 손에 힘이 들어가고 샷이 왼쪽으로 감긴다"고 걱정했지만, 곧바로 "일단 편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쳐보겠다. 우승에 욕심이 나는 건 사실"이라며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고등학교 선배 전인지와 열세 살 많은 '대선배' 홍진주와의 마지막 라운드. 쿵쾅 뛰는 가슴을 억누르고 6번홀까지 버디 2개로 우승을 굳히는 듯 보였다.
얄궂게도 골프의 신은 또 한번 하민송을 시험대에 올려놨다. 7(파3)번홀 티샷이 감기며 왼쪽으로 휘었고, 공은 그대로 카트 도로를 강타한 후 코스 밖으로 사라졌다. '로스트 볼'을 선언한 그는 더블보기로 이 홀을 마쳤고 이민영2에게 2타 차 추격을 허락해야 했다.
하지만 두번 울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였다. 11(파4)번홀까지 파로 타수를 유지하던 하민송은 이후 막판 스퍼트를 몰아치며 버디 3개를 추가했고, 우승을 확신하는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결국 6타 차 압도적 성적으로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하민송은 당당하게 올해 최연소 우승자로 트로피에 자기 이름을 새겼다. 동시에 장수연 등과 함께 시즌 10번째로 상금 2억원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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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