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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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에서 백조로' 스나이더의 가을 본능

기사입력 2015.08.21 07:00 / 기사수정 2015.08.21 02:32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말 그대로 괄목상대. 눈을 비비고 다시 볼 만큼 스나이더의 변신은 놀랍다.

넥센 히어로즈는 20일 목동 SK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히어로'는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였다. 앞선 다섯번의 타석에서 삼진만 4개를 추가하며 최악의 하루를 보냈던 스나이더는 연장 12회말 전유수를 상대해 끝내기 홈런을 터트렸다. 앞선 4개의 삼진이 모두 잊혀질 만큼 짜릿한 한 방이었다.

시즌 내내 넥센은 스나이더를 두고 '딜레마'를 겪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이 스나이더를 선택한 이유는 오로지 한가지. KBO리그에 적응을 마친 타자라는 사실 때문이다. 사실 스나이더는 LG에서 뛰었던 지난해에도 임팩트 있는 성적을 남긴 타자는 아니었다. 부상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 후반부에 들어갈 수록 성적이 좋아졌고, 특히 가을 잔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재계약 청신호를 켰다.

외인 3루수가 필요했던 LG와의 재계약을 불발됐지만, 넥센이 스나이더의 손을 잡았다. 지난해에는 시즌 도중 급하게 팀에 합류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반면 올해만큼은 스프링캠프부터 팀원들과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의욕적으로 시즌 준비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4월을 마치도록 시즌 타율이 채 2할도 되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이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빽빽한 야수층 틈에서도 스나이더에게 꾸준히 출장 기회를 제공했지만 계산이 어긋났다. 애초에 넥센이 꿈꿨던 최상의 시나리오는 강정호의 공백으로 비어있는 5번 타순을 스나이더가 맡아주는 것이었다. 4번 타자 박병호의 뒤를 든든히 받칠 수 있는 강타자가 필요했다.

냉정히 말해 스나이더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때문이 조금씩 타순이 내려갔다. 5번에서 6번, 6번에서 7번까지 타순이 조정됐지만 부활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네 마음대로, 부담을 벗어나 하고 싶은 대로 훈련을 하고 페이스를 되찾아오라"는 의미로 무기한 2군행을 지시하기도 했다.

그랬던 스나이더가 최근에는 넥센 타선에서 가장 믿음직한 타자로 거듭났다. 시즌 초반 1할대 중반에서 허덕이던 타율은 이제 3할 입성을 눈 앞에 뒀다. 6월부터 타율이 급상승 했다. 6월 월간 타율 3할1푼4리, 7월 3할8푼4리를 지나 8월에도 성적이 좋다. 특히 최근 9경기 연속 안타를 터트리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아직까지는 스나이더가 내년에도 넥센과 함께할지, 아닐지를 장담할 수 없다. 올 시즌 종료 후 유독 굵직한 FA가 많은 넥센의 자원을 고려했을 때 어떤 변수가 생길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 후반에 '귀신처럼' 살아난 스나이더의 가을 본능은 그 전망을 더욱 밝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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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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