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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으로 보는 로저스, 한화 '신(新) 에이스'

기사입력 2015.08.07 07:17 / 기사수정 2015.08.07 11:12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에이스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피칭이었다. 야심차게 영입한 새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0)는 한화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로저스는 지난 6일 대전 LG전에서 처음으로 한국 무대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9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 완투승. 경기 내내 LG의 타자들이 공략할 틈을 보여주지 않았고, 결국 KBO에 새로운 기록을 추가했다. 로저스는 역대 KBO를 거친 외국인 투수 중 데뷔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최초로 기록됐다. 

▲바로 한국행을 택한 젊은 메이저리거

지난 1일 한화 이글스는 쉐인 유먼의 빈자리를 대체할 선수로 양키스 출신 메이저리거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연봉이 70만 달러, 시즌 중반에 영입한 젊은 메이저리거라고 해도 파격적이다. 

직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젊은 선수이기에 가능했던 조건이다. 한 때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던 선수들은 많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바로 한국행을 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로저스는 올시즌 직전까지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18경기 33이닝 1승1패 방어율 6.27 삼진 31개 볼넷 14개를, 마이너리그AAA에서는 선발로 7경기 출전하여 1승 1패 방어율 3.38 삼진 28개 볼넷 12개를 기록했다. 한화 관계자는 "타이밍이 잘 맞았다"며 후일담을 전했다. 

게다가 사실상 합류한지 5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로저스 본인도 "시차적응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1일 한화 구단의 발표 후 2일 오후 5시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한 로저스는 비자 문제와 선수 등록 등의 절차를 마쳤다. 3일 대전구장에서 김성근 감독 및 선수단과 인사를 마친 뒤 불펜피칭까지 완료했다. 4일 인천에서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2군이나 연습 경기 출전 없이 바로 실전 피칭에 돌입한 로저스는 데뷔전 완투승으로 KBO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새겨넣었다. 

▲효율적인 피칭에 숨어있는 완급조절 능력

이날 로저스가 총 던진 볼 갯수는 총 116개. 6회 퀄리티스타트를 마칠 때까지 던진 공의 갯수가 총 72개 밖에 되지 않았다. LG의 타자들은 최대 4회까지 타석에 들어섰지만, 타순이 돌았음에도 로저스의 공략 포인트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전체 9이닝 중 삼자범퇴 이닝만 7이닝을 차지할 정도로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1회와 4회만 제외하고 모든 이닝을 세 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나마 1회도 네 타자, 4회도 다섯 타자로 끊어냈다.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잡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로저스는 주로 불펜으로 더 많이 등판했던 투수였다. 하지만 이날 로저스가 선발로 등판해 사용한 구질은 직구, 커브,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으로 총 5개. 직구 최고 구속은 156km까지 기록했을 정도로 강속구 투수이지만, 경기 중반 이후 다양한 변화구의 비중을 늘려가면서 경기를 운영하는 묘를 보였다. 

이날 로저스는 땅볼 14개, 삼진 7개, 직선타 2개, 뜬공 4개를 유도하며 총 27개의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특히 6회까지는 모두 땅볼 직선타 삼진으로 아웃을 잡아내며 장타 자체를 봉쇄했다. 7회 이후 외야로 뻗는 플라이가 맞아나기 시작했지만, 전체 7탈삼진 중 절반을 8~9회 경기 후반에 잡아내며 대응했다.

이날 기록한 3피안타는 박용택에게 2번, 문선재에게 1번 내줬다. 1회 박용택이 2루타를, 4회 문선재와 박용택이 단타를 때려내며 로저스 공략법을 찾는듯도 했지만, 이후 두 타석 모두 문선재는 삼진으로, 박용택은 땅볼과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오히려 로저스가 둘의 공략법을 찾는 모습이었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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