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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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독수리 김민우가 성장하는 이유 '철저한 자기반성'

기사입력 2015.07.30 13:54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어제 점수를 안 줬어야 됐는데…"

25일 삼성전은 한화의 선발 마운드에 서광이 비치는 날이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고졸 신인 김민우(20). 올시즌 1군에서 총 19경기를 구원 등판한 게 전부였던 김민우는 만원관중 앞 처음 오른 선발 마운드에서 노히트 피칭을 선보였다. 이날 기록은 4⅔이닝 4볼넷 2탈삼진 1실점. 아웃카운트 하나면 선발승도 바라볼 수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교체를 택했다. 이어 박정진 송창식 권혁 윤규진이 차례로 등판해 1회초 2득점의 리드를 끝까지 가져갔다. 결국 이날 팀은 2-1로 승리했지만, 코 앞까지 다가왔던 김민우의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은 날아갔다. 충분히 선발승을 기대할 수 있던 상황, 하지만 26일 전날 경기를 복기하던 김민우의 입에서는 선발승이 아닌 '1실점'얘기가 먼저 나왔다. "투수가 공을 던지는 목적의 끝은 점수를 주지 않는데 있다"던 김민우는 그 1실점이 분했다.

하지만 1실점 정도는 시행착오로 눈감아줄 수 있을 만큼 어린 김민우다. 용마고 출신의 이 우투수는 15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막 한화의 유니폼을 입었다. 올시즌 KBO리그와 퓨처스리그를 통틀어 등판한 경기도 총 23경기 뿐이다. 경험도 연륜도 아직 한참 부족하다. 첫 선발 등판부터 배짱투를 펼쳤어도, 속으로는 "너무 긴장돼서 혼났다"고 고백하며 혀를 쏙 내미는 팀의 막내였다.

이 막내의 최근 성장세가 매섭다. 최근 직구 구속은 146~7km까지 올라왔다. 니시모토 투수 코치에게 배운 변화구 커브는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유리한 카운트를 잡는 데 쏠쏠히 활용 중이다. 김민우는 "고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갈때 구속이 130km 초중반까지 올랐다"며 "2군에서는 직구 하나만 생각했고, 1군에서는 커브에 집중했다"고 자신의 성장 가도를 설명했다. 채 3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직구 구속은 15km이상 올랐고, 변화구도 실전에서 쓸 수 있을 만큼 완전히 장착한 셈이다.

이런 성장의 비결은 바로 '자기 반성'에 있다. 이날 1실점을 아쉬워하던 김민우는 "앞으로의 선발 등판을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생각을 조금 하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이어 "마운드에서 2개 구종만으로는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만약 선발로 긴 이닝을 가져가야 한다면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라며 자신의 문제점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내린 결론은 무엇일까. 결국 '장점 극대화'라는 현실적인 대답이 나왔다. 김민우는 "종으로 떨어지는 다른 변화구도 연습 중이긴 하지만 실전에 쓸 정도는 못 된다"며 "우선은 제일 자신있는 직구와 커브를 다듬어 확실히 만들고, 그게 더 좋아지면 다른 것을 시도하겠다"며 담담히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누구보다 자신의 장단을 철저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고민하는 모습은 더이상 아마추어 고교투수가 아니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이 유망주는 앞으로도 적을 알고 나를 아는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것이다. 25일 선두 삼성을 상대했던 김민우는 30일 2위 두산을 상대로 또 선발 등판이 예정됐다. 이번엔 또 어떤 반성을 통해 어떤 성장을 이뤄낼까. 김민우의 가능성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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