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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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정말 괜찮아요?

기사입력 2015.07.20 10:44 / 기사수정 2015.07.20 10:44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비록, 동상이몽이라도 가족이기 때문에 괜찮아, 괜찮아!"

'소통'의 부재로 인한 자녀와 부모의 간극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시작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가 방송 이후 가장 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8일 방송된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는 스킨십을 원하는 아버지와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이를 원치 않는 딸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아버지는 딸의 허벅지나 엉덩이를 만졌고, 딸은 이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방송 직후 온라인은 시끌시끌했다. MC와 패널들이 해당 사안을 너무 가볍고 밝게 진행해 불편했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속출했다. 사연 주인공의 아버지에 대한 비난도 있었다. 

이에 해당 사연 주인공의 언니는 SNS를 통해 자신의 심경을 털어놨다. 가족들은 화목하고, 방송의 필요해 의해 일부 연출된 장면이 있고 편집된 방송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동생 또한 언니의 이름을 빌려 방송 이후 아버지가 변했고, 날선 댓글들을 자제해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후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제작진은 19일 홈페이지 공지사항란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처음 취재 단계부터 화목하고, 서로를 사랑하는 지극히 평범하고 건강한 가족"이라며 "유일하게 스킨십문제로 의견차이가 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또 "이번 녹화를 통해 아빠도 훌쩍 어른스러워진 딸의 속깊은 생각을 통해 딸에 대한 애정표현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을 달랐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맞게 아빠와 딸 각각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자 하는 출연자와 제작진의 노력이 세심히 방송으로 전달되지 못해 아쉽습니다"라며 "MC진도 녹화를 진행하면서 한쪽으로 편향되거나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녹화 분위기를 밝게 이끌기 위해 했던 이야기들이 의도와는 다르게 시청자여러분께 불편하게 전달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더불어 좋은 의도로 함께해주신 가족분들과 출연진들께도 죄송한 마음 전합니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 더욱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을 다짐했다.

이번 논란은 모두에게 아픈 상흔을 남겼다. 출연 가족들은 수차례 SNS를 통해 해명에 나서야 했다. 아버지를 향한 무분별한 악성 댓글에 딸들은 속앓이를 했다.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다.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를 보고 공감보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딸이니까 괜찮다'라는 이유로 정당화하는 사회 인식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했고, 제작진의 연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시청자들은 가족들의 화목한 분위기를 험악하게 해석한 것이 아니라, 딸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스킨십을 시도하는 아버지와 이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연출에 대한 아쉬움을 꺼낸 것이다. 그러나 제작진의 입장에는 초반 화목한 가족의 분위기를 언급하며 이를 오해로 불식시키려 한 듯한 모양새가 아쉽다. 

게다가 출연진들의 해명에서 작가들이 방송을 위해 일부 장면을 연출해달라고 부탁한 내용이 담기면서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의 진정성도 훼손됐다. 제작진의 세심하지 못했던 연출이 프로그램에 결국 독이 돼 돌아온 셈.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가족이기에 괜찮다고 시청자들에게 말을 걸었지만, '가족이기에' 괜찮지 않은 것들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재미와 자극에만 포커스를 맞춘 연출은 결국 가족간의 간극을 줄여보려 출연을 결정한 가족에게도,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에게도, 프로그램 전체에도 끝내 아쉬움을 남겼다. 

sohyunpark@xportsnews.com/사진=SBS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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