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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전반기 인물탐구 ③] 권혁, 한화 '불꽃 투혼'의 상징이 되다

기사입력 2015.07.19 07:05 / 기사수정 2015.07.19 07:13



[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권혁(32) 없이 올시즌 한화 이글스의 야구를 설명할 수 있을까.

12년 동안 삼성 라이온즈에만 있었던 권혁은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FA로 4년 총액 32억원에 한화의 유니폼을 입었다. 전반기 7승8패 4홀드 11세이브, 4.01의 평균자책점의 성적은 올린 권혁은 박정진, 송창식, 윤규진 등과 함께 필승조를 이루며 한화 마운드의 주축 선수가 됐다. 때와 상황을 불문하지 않고 등판해 팀을 위해 헌신한 권혁은 '투혼'의 상징이 됐고, 권혁은 어느새 한화의 그라운드에서 가장 환호 받는 투수가 됐다. 올해 '한화가 곧 권혁이고, 권혁이 곧 한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76⅔

현재까지 50경기에 나선 권혁은 리그에서 가장 자주 등판한 같은 팀의 박정진(55경기)에 이어 네번째, 팀 내 두번째로 많은 경기에 나섰다. 

이닝으로 보자면 팀 내 1위다. 전반기가 끝난 현재 권혁이 소화한 이닝 수는 76⅓이닝. 총 1369개의 공을 던졌다. 이는 리그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으로 선발 투수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도의 기록이다.

하지만 너무 자주 경기에 나온 탓도 있고, 시간이 갈수록 눈에 띄게 높아지는 피안타율에 '혹사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권혁의 지치지 않는 꾸준한 모습이 한화의 후반기 열쇠나 다름 없다.

◆ 볼터치 

4월 22일 LG전이 시작이었다. 권혁이 올라와 볼넷을 내주고, 또다시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는 등 침착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자 김성근 감독이 타임 요청 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은 권혁의 뺨을 톡톡 치며 "천천히 던져라, 점수를 줘도 된다"고 말했고 김성근 감독이 내려간 뒤 다시 투구를 재개한 권혁은 신기하게도 이전과는 다른 공격적이고 차분하게 LG 타선을 요리, 경기를 끝냈다.

그 이후로 김성근 감독은 권혁이 흥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마운드에 올라가 권혁의 뺨을 두드리게 됐다. 권혁 본인도 요즘에는 김 감독이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김성근 감독은 "권혁이 요즘엔 토닥거려달라는 듯 고개를 내밀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빗속 역투

5월 12일 대구구장, 상대는 친정팀 삼성. 이날 권혁은 한화의 여덟번째이자 마지막 투수로 나와 세찬 비를 뚫고 2이닝을 책임졌다. 8회말 등판해 동점을 허용한 권혁은 9회말 다시 마운드에 섰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가 굵어졌다. 

비로 망가진 상태에서 투구를 이어가야 했던 권혁은 스파이크에 묻은 흙을 연거푸 털어냈지만 비에 젖은 마운드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비 때문에 밸런스가 무너지며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줬던 권혁은 이승엽 타석에서 미끄러져 보크로 박석민의 진루까지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권혁은 침착하게 투구를 마무리 했고, 빗속에서 43개의 뿌리며 팀의 역전승을 도왔다. 영화 같은 한 장면이었다. 

◆ 타자 권혁

권혁은 올시즌 고등학교 졸업 이후 14년 만에 타석에 들어서기도 했다. 5월 17일 대전 넥센전 6-6 동점 9회말 2아웃 주자 만루, 타자들에게도 쉽게 오지 않는 클러치 상황이었다. 야수 엔트리를 모두 소비한 한화는 지명타자가 없어지면서 투수 권혁이 타자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넥센의 마무리 손승락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2번 타자' 권혁은 이후 세 개의 볼을 차례로 골라냈다. 이어 5구째 스트라이크가 꽂히면서 풀카운트, 권혁은 6구를 커트해냈다. 그러나 7구째 직구가 스트라이크가 되면서 삼진, 9회말이 종료됐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한화는 10회말 밀어내기로 역전승에 성공해 승리했다. 만약 9회말 권혁이 볼넷을 골라냈거나 안타를 쳐내 경기를 끝냈다면 또다른 흥분이 감돌았을 뻔 했다.



◆ 7-4-11

전반기가 흐른 현재 권혁은 벌써 7승을 달성했다. 삼성에서 거둔 2007년과 2010년의 한 시즌 개인 최다승 타이 기록. 여기에 4홀드와 11세이브까지 추가했다. 경기 중후반 상황에 가리지 않고 등판한 덕이다.

후반기에 접어든다면 승리와 홀드에서도 두자릿수 기록을 노려볼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권혁은 2005년 오승환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기록 세 개의 '트리플 더블'을 달성하게 된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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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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