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거부할 수 없는 금액이다."
하루 간격으로 K리그를 떠난 정대세(31)와 에두(34)가 고민 없이 이적을 받아들인 이유다.
이적 시장이 열린지 열흘 만에 강풍이 K리그를 휩쓸고 있다. 국내 명문을 자부하는 두 구단이 주변국의 힘있는 행보에 힘없이 무너졌다.
수원은 지난 8일 팀 핵심 공격수인 정대세의 일본 J리그 시미즈 에스펄스행을 발표했다. 마땅한 대체자가 없어 무조건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시미즈가 건넨 러브콜을 이겨낼 방법이 없었다.
하루 뒤 9일에는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전북 현대가 백기를 들었다. 국내 최고 연봉 공격수인 에두가 중국 갑리그(2부리그) 소속의 허베이 종지로 이적했다. 국내 최고 대우를 훌쩍 넘기는 제안에 전북도 혀를 내둘렀다.
연이은 특급 공격수의 이탈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두 명문 구단은 J리그 최하위팀은 물론 중국 2부리와도 재정 싸움을 하지 못했다. 선수 유출을 막겠다고 목소리를 외쳐봤지만 현 연봉의 2~3배를 부른 공세에 선수들은 거절할 수 없었고 구단은 마음을 되돌릴 힘이 없었다.
중국과 일본, 중동이 K리그의 자원을 데려가는 것이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득점 선두인 에두가 시즌 도중에 팀을 옮긴 것에 놀라는 반응이지만 당장 지난해만 해도 도움 1위를 달리던 이명주가 이맘 때 중동행을 택했다. 이명주가 이적할 때도 이유는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K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와 연봉 앞에 포항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하루 아침에 놓쳤다.
이뿐만 아니다. 스타들의 이탈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3년 이후 K리그는 데얀과 하대성(이상 베이징 궈안), 이근호(엘 자이시), 박종우(광저우 부리), 정인환(허난 젠예) 등 수많은 스타를 잃었다. 자연스레 K리그 경쟁력과 관심도가 떨어지는 계기가 됐다.
문제는 2년이 흘렀지만 마땅한 제어 방법이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K리그와 중국, 중동, 일본의 시장 차이는 벌어졌고 앞으로 더 가속화 될 전망이다. 선수들에게 "팀을 생각해달라"는 현실성 없는 말만 해야할 판이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에두(위쪽)와 정대세 ⓒ 전북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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