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왜 나쁜 예감은 틀리지 않는걸까. 지난 5월 롯데-kt의 트레이드 당시예상됐던 롯데의 위기가 점점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는 kt 위즈와 4:5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포수 장성우와 윤여운, 투수 최대성, 외야수 하준호, 내야수 이창진을 주고, 투수 박세웅, 이성민, 조현우와 포수 안중열을 데려왔다. 흔들리는 투수진을 보강하기 위한 롯데의 결단이었다.
트레이드의 핵심은 장성우와 박세웅이었다. 장성우는 롯데 주전 포수 강민호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백업포수였고, 박세웅은 지난해 전체 순위 1픽으로 선택돼 기대를 한 몸에 받던 고교 특급 신인이었다. 하지만 트레이드 직후 평가는 kt에 더 박했다. 될성부른 떡잎을 종자째 롯데에 넘겨주는 kt의 '근시안적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박세웅은 kt의 무너진 선발 마운드 위에서 그나마 제몫을 다해주고 있던 슈퍼루키였다. 프로 8년차 군필 즉전감 포수를 받아오는 데도 비난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세웅은 여전히 기대주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수창이 빠진 5선발 자리를 채워줄 수 있으리라는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아직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태다. 프로 첫 승의 문턱에서 몇 차례 좌절하며 kt 시절만큼의 구위는 나오지 않는 상황. 거기다 선발과 구원을 넘나들며 불안정한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포수 장성우와 외야수 하준호는 kt의 핵심 전력이 됐다. 이적 직후 kt의 주전 자리를 꿰차고 타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트레이드 후 2할타자였던 장성우는 타율이 3할까지 높아졌고 하준호는 1할6푼7리에서 2할6푼4리까지 상승했다. 트레이드 이후 5월 한 달간 승률도 7승20패 0.259까지 올라갔다. 트레이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롯데의 누수가 생각보다 심해졌다. 주전포수 강민호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안방이 비어버린 것이다. 강민호는 올시즌 전체 74경기 중 67경기에 출장해 타율3할2푼 24홈런 60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지만, 믿음직한 백업이었던 장성호가 이적한 뒤 이렇다할 대안 없이 거의 모든 경기에 출장해야 했다. 피로누적으로 인한 며칠 간의 휴식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현재로서는 2군에 내려가있던 안중열이 주전포수자리를 맡고 1군 경험이 전무한 김준태가 백업을 맡는 게 최선이다.
외야의 사정도 좋지 않다. 외야의 한 자리를 책임져줬던 전준우는 병역 의무를 다하고 있고, 손아섭은 손목 부상으로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대우, 김주현, 김재유 등의 외야수들은 아직 1군 무대에서 자신의 증명하지 못한 상태다. 비교적 준수한 수비능력을 보였던 김민하까지 지난 1일 자신의 1군 복귀 첫 타석에서 공에 맞아 손목이 골절됐다. 현재(2일) 선수등록 현황 기준 대부분의 팀들이 5~6명의 외야수를 등록한 반면, 롯데는 김민하를 포함한 4명이 전부다. 김민하가 빠지면 이우민, 아두치, 김문호가 남았지만, 이미 김민하는 8회초 김문호와 교체된 상황이라 더이상의 백업이 없었다. 손목 골절의 고통을 참고서라도 다음 이닝 수비를 나서야 했던 이유다.
트레이드 당시 롯데가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강민호 부상'과 '외야 뎁스 약화'였다. 하지만 롯데에 드리워진 부상의 그림자는 쉽게 걷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번 꺼낸 패는 다시 무를 수 없다. 롯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사진=이종운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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