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성식 기자] 20년 만에 프로야구에서 돋보이는 '닮은꼴'이 나타났다. 1995년 데뷔한 이승엽(39, 삼성)과 2015년 혜성같이 등장한 구자욱(22, 삼성)의 이야기이다.
▲ '돌풍'의 고졸 루키
이승엽은 당시 고졸신인선수 사상 최고액인 계약금 1억3천2백만원, 연봉 2천만원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프로 데뷔는 순탄치 않았다. 경북고 시절인 1994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캐나다)에서 한국이 우승할 당시 투수로 활약해 마운드 보강 차원에서 삼성에 스카우트 됐으나 팔꿈치 수술을 받고 타자로 전향했다. 워낙 다른 포지션으로의 전환이었기에 주변의 걱정도 많았다.
그러나 이승엽은 이날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씻고 타자로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줘 구단관계자들을 들뜨게 만들었다. 그는 1995년, 타율 2할8푼5리 13홈런 73타점을 기록 하며 데뷔 첫 해 돌풍을 일으켰다.
구자욱 또한 걸출한 고졸루키였다. 대구고 3학년 시절 4할4푼4리의 타율과 OPS 1.225를 기록하며 당시 박민우(現 NC)와 함께 고교 최고의 내야수 중 한 명으로 불렸다. 구자욱이 한눈에 '물건'임을 알아 본 삼성은 입단 첫 해부터 구자욱에게 퓨처스리그 312타석을 보장하며 확실한 서포트를 해주었다. 퓨처스 2년차에는 같은 팀의 선배이자 모교 선배인 박석민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 상무에 입단했다.
상무에서 구자욱은 매년 OPS를 1할씩 상승시키며 자신의 잠재력을 표출했다. 또한 그는 상무에 속해있던 2년 내내 퓨처스리그 대표로 선발 되어 U21 야구 월드컵과 윈터리그를 경험했다.
▲ 비슷한 신체조건과 타격폼
183cm,85kg의 신체조건을 가진 이승엽은 뛰어난 파괴력은 물론 손목 힘을 사용할 줄 알고, 스윙에 있어서는 큰 키답지 않은 유연함까지 겸비하다는 평을 받았다.
현재 구자욱에 대한 세간의 평도 비슷하다. 구자욱은 189cm,75kg의 하드웨어를 지니고 있으며 현재 9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데뷔 시절 이승엽 만큼의 장타력을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스피드는 당시의 이승엽을 앞선다. 한 시즌 20개 이상의 도루가 가능한 그는 수비에서 또한 1루와 3루 외야가 모두 가능한 유틸리티 인재다.
일명 '골프 스윙'이라 불리는 타격폼은 지금의 구자욱과 20년 전 이승엽이 가지고 있는 스윙 궤적이다. 이러한 스윙 궤적이 말해주는 것은 눈과 방망이가 볼을 충분히 쫓아갔다는 것이고, 모든 공을 컨택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컨택 능력을 가진 두 명의 타자는 현재 모두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 중이다.
▲ 무척이나 닮은 올 시즌 스탯
* 출처 : 한국야구위원회 기록실 (2015년 6월 24일 기준)
이승엽과 '포스트 이승엽' 구자욱은 올 시즌 스탯이 너무나도 닮아 있다. (표 참조) 이승엽의 올 시즌 현재까지의 성적은 타율 3할1푼4리, 14홈런 46타점, 장타율 5할3푼7리, 출루율 3할8푼2리, OPS 9할1푼9리를 마크하고있다.
구자욱의 올해 성적은 홈런과 타점을 제외하고 이승엽의 기록과 데칼코마니 수준이다. 구자욱은 타율 3할1푼7리, 9홈런 29타점, 장타율 5할5푼4리, 출루율 3할8푼8리, OPS 9할4푼2리를 기록 중이다.
게다가 둘은 볼넷과 삼진의 개수까지 비슷하다. 이승엽이 볼넷 26개와 삼진 41개를, 구자욱은 볼넷 22개와 삼진 42개를 기록하고 있다.
90년대 이승엽의 활약을 보며 자라온 '이승엽 키드'인 구자욱. 그가 과연 자신의 롤 모델인 이승엽을 뛰어 넘는 대 선수가 될수 있을지 앞으로 활약에 관심이 간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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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승엽(좌), 구자욱(우)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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