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한화 이글스 송은범(31)이 2군으로 내려간지 17일째다. 1군에서 말소된 지 10일이 지나 언제든 다시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선발 한 자리는 비어 있고, 누구 하나 꿰찬 선수도 없다. 송은범이 돌아올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6일 송은범은 kt전에서 등판해 6피안타 1볼넷 3실점(3자책)으로 1⅔이닝만에 강판됐다. 김성근 감독은 "마운드에서 투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7일 바로 송은범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송은범은 9일 서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퓨처스리그 화성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4⅓이닝 7피안타 3탈삼진 5사사구 4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결국 2군에서조차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패전 기록만 하나 추가했다.
송은범이 빠진 자리는 롱릴리프 송창식이 우선 채웠다. 올 시즌 첫 선발로 출전한 지난 13일 LG전에서 송창식은 준수한 모습을 보이며 선발 전환에 한 걸음 다가갔다. 5이닝을 소화하며 2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 평균자책점 1.80으로 선발로서 첫 승을 챙겼다. 반면 18일 SK전에서 보인 모습은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6이닝을 소화하기는 했지만 5피안타 5삼진 1볼넷 5실점(5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특히 강점인 제구력을 구위가 받쳐주지 못하면서 5자책점을 모두 홈런으로 내줘야 했다.
하지만 '송창식 임시 선발'이라는 플랜 B를 실행하다보니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중간에서 여러 이닝을 책임져줄 믿음직한 '롱 릴리프' 투수가 사라진 것이다. 한화는 시즌 초부터 선발에 자꾸 구멍이 나다 보니, 이를 계속해서 불펜의 롱 릴리프 투수로 수혈해 왔다. 선발 이태양의 빈자리를 불펜 안영명이, 안영명의 자리를 채운 불펜 송창식이 선발 송은범의 차리를 채워온 것이다. 그러나 선발진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화의 입장에서, 선발투수가 조기 강판 됐을 때 중간에서 비교적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불펜투수는 꼭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에게 플랜 A는 송은범이 제 모습을 찾아주는 것이다. 올 시즌 14경기 1승 5패 25탈삼진 14볼넷 44피안타 3홈런 평균자책점 7.50의 부진은 2003년 SK 1차 지명된 유망주이자 SK 최고의 우완 선발 에이스였던 그에게 기대할 수 없는 성적이다. 한화는 이미 송은범과 4년 34억 FA계약을 맺었다. 또 하나의 '먹튀'가 탄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화는 어떻게든 살려서 써야 하는 상황이다.
관건은 제구력과 이닝 소화 능력 회복이다. 송은범은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절 뛰어난 제구력을 바탕으로 속구와 슬라이더를 자유자제로 꽂아 넣는다는 강점이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송은범의 BB/9은 4.20, 즉 올 시즌 9이닝당 약 4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위보다는 제구력이 더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선발로 나와 소화한 이닝도 평균 3.25이닝 수준이다. 김성근 감독의 '퀵후크' 작전 탓도 있겠지만, 선발진이 비교적 안정된 6월까지도 송은범은 2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한화가 여름 반등을 꿈꾼다면 선발진은 꼭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애초 시즌 구상대로 탈보트-유먼-안영명-배영수-송은범으로 이어지는 5선발을 꾸릴 수 있다면, 시즌 운용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송은범은 지난 6일 이후 2군경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5선발에 대한 한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사진=송은범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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