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등판 간격, 영향 없습니다."
최근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롯데 자이언츠에게 유일한 위안거리는 조쉬 린드블럼(28)이다. 린드블럼은 지난 14일 SK전 완봉승을 포함해 완투승 2번으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닝 소화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닝이터'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LG 트윈스의 헨리 소사(90⅔이닝 소화, 16일 기준)와 똑같이 14경기에 나서 약 6이닝을 더 소화했다. '토종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는 양현종(91⅔이닝)보다도 약 5이닝이 더 많다. 평균자책점도 3.27로 리그 4위.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
물론 kt전 부진, 등판 간격 문제 등 순탄치만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린드블럼은 새 무대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앞세워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미국에서도 추운 날씨로 유명한 인디애나주 출신 린드블럼은 한국의 무더위에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린드블럼은 "나는 고향이 인디애나주다. 하지만 한국 날씨에 적응됐다. 이미 미국에서 '더블A' 시절에 플로리다, 조지아, 텍사스 등 화씨 100도(섭씨 37.8도)가 넘는 지역에서도 경기를 치러봤다. 습하긴 하지만 새로운 환경은 아니다"며 무더운 날씨가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완봉승을 따냈던 지난 14일 SK전. 린드블럼은 피해 가는 피칭 대신 매 이닝 정면 승부를 택했다. "나는 항상 공격적인 투구를 즐긴다"고 밝힌 그는 "첫번째는 무조건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고 간다고 생각한다. 스트라이크만 던지면 항상 좋은 스타트를 할 수 있다. 도망가는 피칭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자신의 야구 철학을 설명했다.
그래서 의외였다.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던 그였지만, 지난 9일 kt전에선 6회를 넘기지 못하며 7실점으로 부진했다. 린드블럼은 "모든 선수들에게 한 시즌을 치르면서 안 좋은 타이밍이 있다. 그 경기가 그랬다. 당시 kt는 정말 '뜨거웠고(hot)' 젊은 팀인 만큼 매 경기, 시즌이 지날수록 위험한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물론 내가 부진한 것도 있었지만, 좋은 선수들이라 그런지 내가 조금만 실투를 해도 공을 받아치더라"고 kt의 무서운 기세에 혀를 내둘렀다.
kt전에 앞서 이종운 감독의 '선발 당겨쓰기'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지난 9일 경기에 5선발의 등판이 예정됐으나, 이종운 감독은 린드블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를 두고 말이 많았지만 정작 린드블럼 본인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미국 경험을 예로 들며
"4일 로테이션은 상관없다. 원래 미국에서 했던 루틴이다 보니 내 몸에서 받아들인다. 루틴은 한번 내 몸속에서 받아들이면 계속 이어가는데 상관없다. 만약 (5일 휴식으로) 하루 더 휴식일이 늘어난다 해도 그냥 '릴렉스'하면서 쉬면 된다"고 문제가 없었음을 재차 확인했다.
린드블럼은 마이너리그, 메이저리그에 상관없이 많은 팀을 경험했다. LA 다저스에서부터 텍사스까지, 지역도 리그도 다양하다. 한국 리그 수준에 대해 묻자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절대 만만하지 않은 곳'이라는 거다. 한국 야구리그는 정말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야구와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다. 실력 높낮이의 문제가 아니라 접근하는 방법이 다르고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다. 특히 몇몇 이들은 특급 메이저리그 선수가 와서 (한국) 리그를 지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어떤 뛰어난 선수가 오더라도 쉽지 않은 리그다. 특히 팀마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꼭 1명씩은 있더라"고 한국 무대를 높이 평가했다.
자신의 소속팀의 특정 선수를 꼽으며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선수는 꼭 한명씩은 팀마다 존재한다. 우리 팀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재 황재균과 강민호는 (메이저리그로) '점프'가 가능한 친구들이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린드블럼은 한국 리그 문화를 존중했다. 오히려 야구에선 한국 스타일의 리더십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한국 야구는 확실히 팀 중심이다. 개인 위주인 미국 리그와는 다르다. 팀 중심으로 생각하는게 굉장히 중요하고 또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외국인 선수들이 적응하는데 있어 언어가 장벽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친구들과 몇일 지내보면 언어는 절대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