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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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나지완 '어둠 속의 타자'가 된 이유

기사입력 2015.06.10 06:33 / 기사수정 2015.06.10 02:15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팀이 이겼어도 마음이 불편한 두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어둠이 내려앉은 그라운드 위에 방망이를 들고 나왔다.

KIA 타이거즈는 9일 광주 홈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에서 7-4로 역전승을 거뒀다. 팀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승리였다. 위기에 몰려있던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가 동료들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고, '효자 외인' 브렛 필은 역전 만루 홈런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그리고 5할 승률도 다시 회복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선수들도 있었다. 이범호와 나지완이 그들이다. 이날 나지완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올 시즌 두번째 2군에 다녀온 나지완은 지난 7일 사직 롯데전에서 1군에 다시 복귀했다. 그리고 그 경기에 5번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결과는 4타수 1안타 2삼진. 안타는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나왔고, 앞선 타석에서는 삼진-삼진-파울 플라이로 내용이 좋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은 9일 넥센전에서는 나지완을 대타로 기용했다. 대신 박준태가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2안타 1볼넷 '멀티 출루'에 성공하며 제 몫을 다했다. 나지완은 후반 교체 출전해 볼넷을 골라냈다. 

사실 나지완은 개막부터 꾸준히 감이 안좋았던 반면, 이범호는 최근들어 타격감이 급감했다. 타율이 높지는 않아도 통산 최다 만루 홈런 1위(12개) 기록 보유자답게 클러치 능력을 발휘했었다. '만루의 사나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는 득점권에서 오히려 약하다. 최근 5경기 무안타에 6월 타율이 5푼3리, 시즌 타율은 2할1푼8리까지 떨어졌다. 

이날도 5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물러난 이범호는 경기가 끝나고 나지완과 함께 방망이를 다시 들고 그라운드로 나왔다. 불빛이 꺼져가는 야구장에서 섀도우 스윙을 하며 크게 원을 그려 한바퀴 돌았다. 그만큼 답답한 심정이 묻어나는 '나머지 훈련'이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본인들이 자청해서 한 특타 아닌 특타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이범호와 나지완이 느끼는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커보인다. 자신들이 '팀에 도움이 안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해줬다. 결국 잘해줘야 할 선수들이 아닌가"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앞으로 경기 후 특타를 하고 싶다고 요청한 것에 대한 지원도 주저 않고 해줄 예정이다.

최근 KIA는 마운드가 안정을 찾은 반면, 기복이 심한 타선이 고민이다. 김주찬과 필이 분전하고 있지만, 이범호와 나지완까지 살아나야 동반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이범호(왼쪽) ⓒ 엑스포츠뉴스DB]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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