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7:07
스포츠

한국대표팀, 잦은 실수는 실력이다!

기사입력 2005.06.04 21:05 / 기사수정 2005.06.04 21:05

편집부 기자


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 파크타코르 경기장에서 벌어진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는 축구에서 조직력과 패스워크가 어느 정도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경기였다.

현지 적응에 실패한 한국팀은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과 패스미스로 상대에게 역습의 찬스를 헌납했고 이것은 경기 내내 한국팀이 우즈벡을 압도하지 못한 원인이 되었다.


■ 전반

한국의 선축으로 시작되었고 양 팀 포메이션은 예상대로 3-4-3 과 4-4-2였다.


----- 박주영 ---- 안정환 ---- 차두리 -----

-- 김동진 -- 박지성 --- 유상철 -- 이영표 --

----- 김한윤 ---- 유경렬 ---- 박동혁 -----

---------------- 이운재 ----------------



경기 초반부터 우즈벡은 홈팀답게 한국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특히 전반 4분, 코너킥에 이은 헤딩슛을 시작으로 얻어낸 4번의 연속된 코너킥 상황은 자칫 우즈벡에게 실점을 허용할 수 있는 분위기였고, 기세를 탄 우즈벡은 한국 진영부터 압박을 가하며 중원에서의 수적 우위를 이끌어냈다. 반면 한국 대표팀은 우즈벡의 강한 공격에 동요되어 하프라인을 넘는 것조차 힘든 모습이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몇 가지 꼽을 수 있는데, 우선 박지성이 중앙에서 막힌 것을 들 수 있다. 우즈벡의 공세가 강하자 좌우 미드필더인 이영표와 김동진, 그리고 볼란치 역할을 맡은 유상철이 3백 라인까지 내려서게 되었고, 이를 커버해야 할 3명의 공격진마저 미드필드 진영까지 내려오지 않아 종종 하프라인 부근에 박지성 혼자 고립되는 상황을 연출했다.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폭염을 감안한 체력안배 때문에 선수들의 활동폭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각 라인의 간격이 벌어지고 협력수비 역시 거의 되지 않았다.

또 한 가지 원인으로 잦은 패스미스를 들 수 있다. 언급한 날씨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열악한 그라운드 사정으로 인해 우리 선수들은 리그 경기에서는 보기힘든 패스미스를 자주 범했다.

몇몇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적응하기 시작한 전반 20여분 경부터 한국은 서서히 주도권을 빼앗아 오기 시작했다. 유상철이 위로 올라오며 박지성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과 동시에 우즈벡의 공격을 몇 차례 끊어주며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안정환 또한 활동폭을 넓히며 상대 진영에서의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한국의 전반 24분 유상철이 중앙에서 중거리 슛을 한 것이 첫 번째 슈팅이었다.


---------------------------[                   ]-------------------------------
.
.
. ③↑김동진 →      ② 박주영 ↗        
.
.                                           ① 안정환 ↓


한국은 안정환이 중앙 미드필드 지역으로 내려와 우즈벡 골 에이리어의 공간을 만듦과 동시에 볼을 패스받으면, 좌측의 박주영이 안정환이 만들어준 공간으로 들어가고 또한 박주영의 위치로 김동진이 침투해 안정환의 패스를 받아 다시 박주영에게 크로스를 올리는 전술을 보였다.

그러나 우즈벡의 집중 수비와 부정확한 패스, 박주영의 어정쩡한 위치 선정 등이 맞물려 좋은 결과를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                   ]--------------------------
.
.
.  박주영 →                    ② 박지성 ↑               ① 이영표 ↑
.
.                                   ① 안정환 ↓               ② 차두리 ↓




좌측 공격이 원활치 않자 한국은 중앙에서 안정환과 박지성이, 우측에서는 차두리와 이영표가 위치를 이동하며 공격을 시도했는데 이 역시 좋지않은 잔디로 인해 효과를 얻지 못했다. 유럽 소속팀에서 멋진 돌파와 윙 플레이로 최고의 시즌을 보낸 차두리와 이영표였지만 불규칙하게 볼이 구르는 잔디 위에서 제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없었다.

전반 40분, 박지성  - 박주영 - 안정환으로 이어진 우즈벡 골 에이리어에서의 패스 진행에 이은 차두리의 슈팅은 전반 통틀어 가장 아까운 모습이었다. 비록 생각보다 경기를 제대로 풀지 못했지만 중반 이후 경기의 주도권을 완벽하게 가져온데다 체력 안배를 적절히 했다는 점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후반을 기대하게 만든 전반전이었다.



■ 후반

양 팀 모두 선수교체 없이 시작된 후반전은 한국의 일방적인 우세일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일진일퇴의 공방전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 경기 내내 각 라인의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졌다. 우즈벡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뛰어난 조직력을 보인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지난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돌이켜보면, 경기 내용이 좋았던 때와 나빴던 때의 기본적인 차이로 모든 선수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들 수 있다. 이는 종종 언급하는 '정신력' 부분과 맞물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미드필드의 수 싸움에서 불리할 수 있는 3백 수비를 사용하는 한국 대표팀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 각 라인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한 압박, 협력수비, 커버 플레이 인데 어제 경기에서는 그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박지성만이 예의 활동량을 보였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자기 포지션을 지키기에 급급했다. 특히 좌우 미드필더 이영표, 김동진의 공수전환이 원활하지 못했고 천재선수라는 박주영 또한 바로 앞의 볼다툼 조차 구경하고 있을 정도로 수비 가담을 하지 않았다.

공격수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주지 않은 탓에 미드필드에서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해 공격의 흐름이 끊어졌고, 수비 가담이 없거나 늦은 공격수와 미드필더들로 인해 볼을 잡은 선수들은 볼을 돌리기에 급급했다.

이는 결국 우즈벡에게 선취골을 헌납하는 원인이 되었다. 볼을 잡은 박동혁이 고립되자 박동혁은 GK에게 백패스를 하게 되었고, 잔디 상태를 고려치 않은 박동혁의 백패스는 우즈벡 샤츠키흐에게 패스한 꼴이 되고 말았다.

최근 한국 대표팀의 실점을 보면 대부분 수비수, 혹은 미드필더의 실수로 인한 실점이다. 수비수가 상대 공격수와 일대일로 맞서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말아야 하고 또한 볼을 잡은 수비수가 서두르지 않도록 주변 선수들이 패스를 받을 수 있도록 움직여줘야 하는 기본적인 전술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선수교체 타이밍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후반 12분 안정환과 이동국을, 25분 차두리와 정경호를, 44분 유상철과 김두현을 교체했다. 선수 교체 부분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고 경기장에서 직접 선수들의 움직임과 의사 소통 등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라 평가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안정환-이동국의 교체에 앞서 차두리-정경호의 교체가 더 빨랐다면, 또한 후반 시작과 함께 잔디 사정으로 제 기량을 못 펼치는 차두리 대신 정경호를 투입했다면 훨씬 더 경기가 수월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 마치며

한편 A매치 데뷔를 한 박주영과 김한윤은 이날 좋은 활약을 펼치며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특히 뒤늦게 A매치 데뷔를 한 김한윤의 활약은 대표팀에게도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박주영 또한 공격수로서 공간을 만들어 주는 포지셔닝과 적극적인 수비 가담 부분에서 보완해야 하겠지만 어린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경기 감각면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게다가 극적인 후반 45분 동점골이라는 스타로서의 자질, A매치 데뷔전 골 기록이라는 흔치않은 기록까지 그의 성장은 한국 축구팬들을 충분히 흥분시킬 만하다.

비록 반드시 이겼어야 할 우즈벡과의 원정경기를 비겨 남은 일정에 대한 불안함을 남겼지만 같은 조의 사우디아라비아가 쿠웨이트를 3-0으로 이겼다는 것이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행운이다. 한국은 남은 2경기인 6월 9일 새벽 2시 45분(이하 한국시각) 쿠웨이트와의 원정경기와 6월 17일 저녁 8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상암 홈경기에서 패하지만 않으면 조 2위로 월드컵 6회 연속 진출 기록을 세우게 된다.

쿠웨이트전을 승리하면 물론 남은 사우디전과 상관없이 본선진출 확정이고, 비기거나 지게되면 마지막 경기인 사우디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비록 3일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보태는데 그쳤지만, 안정환을 제외하고는 경고와 큰 부상 없이 경기를 마쳤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인 점이다. 더위에도 익숙해졌고 팀워크 또한 우즈벡 전보다는 나아질 것이기에 쿠웨이트와의 원정 경기는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FORZA COREA !!!








편집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