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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 의미 사라진 한화, 계산이 안 선다

기사입력 2015.05.17 06:37 / 기사수정 2015.05.17 05:41



[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가 계속되는 선발진의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화는 16일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4차전 경기에서 5-8로 패했다. 이날 한화는 선발투수 배영수가 2⅔이닝동안 6피안타 2볼넷 5실점을 하고 내려가면서 타선의 추격에도 끝내 점수를 뒤집지 못하고 승리를 내줬다.

득점권에서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분명 선발의 초반 실점과 그에 따른 조기강판으로 만들어진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한화의 선발투수 문제는 비단 이날만이 아니었다.

올시즌 한화 투수진의 퀄리티 스타트는 단 6번으로 리그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다. 유먼이 세 번, 배영수, 안영명, 탈보트가 각각 한 번씩을 기록했다. 이 숫자는 9위 kt와도 3개가 차이 나고, 22개를 기록하고 있는 1위 삼성과는 16개의 차이를 보인다. 물론 퀄리티 스타트만으로 선발의 능력을 논하기는 어렵다. 현재 팀 평균자책점 1위인 SK의 퀄리티 스타트 기록이 뒤에서 세번째인 10번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봐도 성적과 직결되는 연관성이 있진 않다.

문제는 '이닝 소화'다. 선발투수는 5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팀이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 내려가야 승리 요건을 갖추게 된다. 규정에서도 얼마를 실점했든, 선발투수로 나와 5이닝 이상은 책임져줘야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경기에서 KBO리그 기록실 소화 이닝 순위 첫 페이지(30위)에 보이는 한화 투수는 단 두 명이다. 유먼이 43⅓이닝으로 20위에 올라있고,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한 명은 불펜인 권혁(36이닝)이다.

상황은 5월 들어 더 심각해졌다. 시즌 초반 선발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는 게 한 타이밍 빠른 '퀵후크'였다면, 요즘에는 선발이 스스로 무너지며 조기강판 되는 경우가 잦다. 5월 한화의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을 마치고 내려간 경우는 14경기 중 5경기에 불과하다. 

선발 전환 후 4연속 승리를 챙기며 성공적인 정착을 하나 싶었던 안영명은 최근 안좋은 몸상태가 겹치며 부진을 겪고 있고, 미치 탈보트는 난조를 거듭하다 2군에 내려갔다. 나아지는 듯 했던 송은범과 배영수는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 쉐인 유먼이 그나마 나은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팀 선발들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선발이 무너지다 보니 항상 시작부터 경기가 어려워지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불펜진에 가중되고 있다. 권혁과 박정진, 송창식 등 최근 대두되고 있는 한화 불펜의 혹사 논란 그 이전 선발진의 부진을 꼬집지 않을 수가 없다. 그나마 이어 올라오는 불펜진들이 제 몫은 다 해주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 쓴웃음을 짓게 하는 한화의 현실이다.

한화는 17일 선발투수로 화요일과 목요일 삼성전에서 등판했던 안영명을 예고했다. 지난 두 경기 2이닝 39구, 1⅓이닝 34구로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고, 등판 간격을 고려해 17일에도 많은 이닝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찌됐든 엿새 간 세번 선발투수로 나선다는 것은 '강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는 선발 마운드를 봤을 때, 한화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지 모른다.

선발투수의 부진은 5할 승률 기로에 선 한화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다. 단순히 가장 먼저 등판한다고 해서 선발이 아니다. '선발투수'라는 이름에 걸맞는 책임감이 필요한 때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배영수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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