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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숙 의기투합' 수원, 독기를 품었다

기사입력 2015.05.17 06:15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한 번의 패배도 용납할 수 없었다. 합숙을 자청한 수원 삼성이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수원이 고비를 잘 넘겼다. 수원은 16일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1라운드에서 1-0으로 이겼다.

시원한 승리는 아니었지만 수원은 많은 것을 챙긴 경기였다. 경기를 앞두고 수원은 선발 11명을 구축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기용 가능한 수가 확 줄었다.

여기에 주중 FA컵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120분 연장 혈투의 변수까지 생겼다. 서정원 감독도 "90분 안에 끝내려고 베스트를 내보냈는데 연장까지 갔다"는 말로 현재 분위기가 그려왔던 것과 다름에 고충을 드러냈다.

불과 휴식시간이 사흘이 채 안되는 시간이었기에 수원은 제주를 맞아 많은 선수 변화가 있었다. 최후방 수비에는 아직 어린 연제민과 구자룡이 호흡을 맞추고 경기 전날에야 전역 신고를 한 박종진을 출전 명단에 올릴 만큼 다급함이 엿보였다.

더 큰 문제는 FA컵 탈락으로 인한 팀 분위기의 하락이었다. 단 한 번의 패배였지만 후유증은 상당했다. FA컵-리그-챔피언스리그로 이어지는 중요한 시점의 출발이 패배인 부분은 빨간불이 들어옴을 뜻했다.

흐름의 어긋남을 먼저 파악한 것은 선수들이다. FA컵을 탈락하자마자 선수들이 먼저 합숙을 자청했다. 홈경기가 이어지는 만큼 장기간의 합숙은 필요하지 않음에도 선수들은 긴장감과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짐을 싸들고 클럽하우스로 향했다. 

염기훈은 "주장인 만큼 총대를 매기로 했다. 내가 앞장서 짊어지고 가야한다는 생각이다"면서 "FA컵 탈락 시점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분위기를 빠르게 잡을 필요가 있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고 설명했다. 

합숙을 택한 선수들에게 서정원 감독도 놀란 부분이다. 코칭스태프의 어떠한 요구도 없었지만 선수들의 자세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서정원 감독은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합숙을 하면서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강한 의지가 분위기를 바꾸는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며 제주전서 보여준 태도를 칭찬했다.

실제로 수원은 제주와 경기에서 90분 종료 휘슬이 울리자 대다수가 그라운드에 드러누었다. 체력 저하를 안고도 승리를 위해 뛰고 또 뛰는 독기를 발휘했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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