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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종영①] 최지우 딜레마, 할배들의 여행은 계속될까

기사입력 2015.05.09 04:01 / 기사수정 2015.05.09 04:03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tvN 금요일 밤을 책임진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이 막을 내렸다. 배우 최지우가 이서진을 도와 여행의 보는 맛을 더했지만, '노년에 떠나는 배낭여행'라는 콘텐츠는 전작보다 부각되지 못했다. '재미'와 '기획의도'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은 그만큼 어려웠다.

최지우는 8일 종영한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에 합류해 그동안 프로그램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었다. '두바이 소장 최미향'으로 공항에서 처음 등장한 그는 여행 내내 선배 배우들을 웃음 짓게 했다. 

이서진은 전작 '꽃보다 할배' 시리즈에서 꽃할배들의 여행 안내자로서 먼저 길을 찾고 짐을 옮기며 훌륭한 가이드 역할을 했다. 겉으로 표현하는 것은 서툴고 꽃할배와 대화 없이 길을 걸었지만, 그 속에서 부자(父子)의 정이 느껴졌다.

새롭게 '짐꾼'으로 합류한 최지우는 그리스 여행에서 꽃할배들을 살뜰하게 챙겼다. 그는 긴 이동 거리에 지친 꽃할배들에게 다가가 팔짱을 낀 채 여행의 피로를 덜어줬고, 이서진이 돈을 아끼려고 생각하지 못했던 간식거리로 힘을 북돋게 했다.

'최지우의 재평가'라는 표현이 잘 들어맞을 정도로 최지우는 이번 여행에서 도드라졌다. 길을 찾는 것에 애먹고 의사소통이 매끄럽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정서적으로 꽃할배들과 공감했다. 이서진이 하지 못했던 세심한 면이 돋보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나영석 PD는 "남자는 정서적인 부분이 약하기 마련이다. 최지우는 여행하는 동안 출연자들의 딸 노릇을 했다"면서 "선생님들이 최지우와 있을 때 더 웃으시고 적극적으로 다니셨던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최지우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모든 여행 일정의 바탕에는 한정적인 예산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서진과 옥신각신했다. 미혼 남녀가 같은 여행길에 올라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썸'을 타는 듯했다. 보는 이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동시에 지난 시리즈에서 접할 수 없었던 요소였다.

최지우의 합류는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을 이끌어간 동력이 됐지만, 그 비중이 기존 출연자보다 컸던 것은 아쉬웠다. 다른 나라의 풍경과 길에서 만나는 노년 배우의 소감을 통한 잔잔한 감동의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다. 최지우의 출연으로 시청자가 체감한 흥미는 높아졌지만, '꽃보다 할배' 본연의 모습은 퇴색했다. 하지만 최지우가 없었다면 재미를 줄 요소를 마땅히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앞서 꽃할배들은 여행지에서 만나는 낯선 모습에 젊은 시절을 떠올렸고,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러나 '꽃보다 할배'가 여행과 그 배경이 중요하다고 해도, 결국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그 기능을 해야 했다. 최지우가 짐꾼으로 가족이 된 것은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 성공을 위한 선택이었다.

동일한 출연자들이 계속 여행을 떠나는 것은 자칫 식상할 수 있다. 여행지만 바뀐다고 해도 '동어반복'이 되는 것이다. 결국 제작진은 시리즈가 늘어날수록 시청자에게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최지우는 '꽃보다 할배' 제작진에서 꺼내 든 그리스 편의 히든카드였던 셈이다.

최지우의 출연이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에 훌륭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반면 '꽃보다 할배' 만이 표현할 수 있었던 '노년에 떠나는 배낭여행'의 색채는 옅어졌다. 

백일섭은 "이번 여행은 아주 즐겁고 '여행은 이런 것이구나' 할 정도로 행복했다"며 "생각 같아선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작진 역시 방송 끝에 다음 편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나 PD는 "여건만 된다면 작품성 시청률 등과 상관없이 계속 '꽃할배' 시리즈를 만들고 싶다. 선생님들의 건강이 허락하고 의지가 있으시다면 제작진이 먼저 프로그램을 끝내지는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꽃할배' 종영②] 이서진, 나영석 PD의 페르소나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꽃보다 할배' 출연진 ⓒ tvN 방송화면]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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