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볼 점유율을 승리보다 우선으로 택하던 FC바르셀로나가 달라졌다. 바이에른 뮌헨에 기록에서 뒤지고도 완승을 거두는 실리를 택했다.
바르셀로나는 7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캄프누에서 열린 뮌헨과의 2014-1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3-0으로 크게 이겼다. 2차전 원정경기에서 최소한 무승부만 기록해도 3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게 된다.
세기의 대결로 불렸던 만큼 경기는 팽팽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전반에는 양팀 모두 오픈게임 양상으로 플레이를 해 빠른 템포를 이어갔다. 전반전 양팀의 패스횟수가 300개를 넘지 못할 만큼 평소와 다르게 경기했다.
후반은 전반과 또 달랐다. 홈에서 승리가 필요한 바르셀로나는 공격을 퍼부었고 뮌헨은 2차전 홈경기를 생각해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바르셀로나는 평소보다 더 다양한 공격 형태를 보여주며 경기했고 뮌헨은 자신들이 잘하는 대로 패스와 볼을 점유해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종료 10분을 남기고 리오넬 메시의 원맨쇼에 의해 바르셀로나의 압승으로 마무리됐지만 점유율과 패스 횟수, 성공률 등 기존 바르셀로나가 강점을 보였던 기록적인 부분은 뮌헨의 우위로 끝났다. 점유율은 47%-53%로 바르셀로나가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6년 베르더 브레멘전 이후 9년 만이다. 더불어 총 패스횟수 448-556, 성공률까지 84%-88%로 열세였다. 평소 600개 이상의 패스를 하고 90%가 넘는 패스성공률로 타 팀을 압도했던 바르셀로나와 달랐다.
한동안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패스와 점유율로 정의됐다. 일방적으로 볼을 소유해 점유율을 높이면 의도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이 바르셀로나의 철학이었다. 그 결과 티키타카의 시대를 열었지만 지난 몇 년 점유율 축구에 반기를 든 팀들에 의해 승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거셌던 시점에서 바르셀로나는 뮌헨을 상대로 기록과 다른 실리를 챙기는 데 성공했다. 메시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었지만 바르셀로나는 이날 기록이 증명하는 확실한 차이점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며 의미 있는 승리를 챙겼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결과에 만족한다. 우리는 기회를 많이 만든 반면 위기는 적었다"고 설명했고 헤라르드 피케도 "점유율이 내려가도 우리는 경기를 익숙하게 플레이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바르셀로나가 이제는 점유율을 내려놓고도 이길 수 있다는 신호탄을 쏘았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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