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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의 선전포고 "나를 이긴 선수 다시 잡는다"

기사입력 2015.05.02 06:30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공항, 조용운 기자] '빙속여제' 이상화(26)에게 어울리는 자리는 늘 정상이었다. 지난해 소치동계올림픽에서 500m 2연패를 달성하고 월드컵 대회의 선전으로 멈추지 않는 질주를 이어갔다. 

그런 이상화가 지난 2월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노메달에 그쳤다. 

7년 만에 정상에서 내려온 이상화의 충격은 상당했다. 곧바로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시즌을 접었다. 그로 인해 월드컵 파이널 대회에 불참하면서 시즌 랭킹에서 1위 자리를 고다이라 나오(일본)에게 넘겨줬다. 

2014년을 돌아보면 나쁘지 않은 시즌이다. 가장 중요한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후 열린 1,2차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총 10차례 월드컵에서 여섯 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그럼에도 이상화의 질주가 아쉬운 이유는 시즌 말미로 갈수록 페이스가 하락한 점이다. 무릎 수술을 미루고 고통을 참고 뛰던 이상화는 감기 몸살까지 시달리며 4차 대회부터 심심찮게 금메달을 놓쳤고 세계선수권 노메달로 하락세를 증명했다. 

이상화는 세계선수권을 돌아보며 "좋은 경험"으로 정의했다. 그는 "소치올림픽이 끝나고 성적을 잘 유지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 시상대조차 올라가지 못했다"면서 "내심 안일해졌던 것 같다.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놓친 것이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도전자 입장이 되면서 원하던 적수를 만나게 됐다. 라이벌만큼 자신을 발전시키는 좋은 자극은 없다. 그동안 잡아야 할 상대가 없었다면 다가오는 시즌에는 확실한 목표가 생겼다.

이상화는 "나를 이기는 선수가 있어야 싸울 수 있다. 지금 내 위에 있는 3명에게 도전을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랭킹 1위인 고다이라를 포함해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는 헤더 리처드슨과 브리트니 보(이상 미국)가 대상자다.  

리처드슨은 뒤늦게 월드컵 시리즈에서 활약하며 5개의 메달을 목에 걸어 랭킹 3위를 기록했다. 10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보도 500m에서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준다. 이상화가 콕집어 "미국 선수들이 목표"라고 말한 이유다.

다만 이상화는 지난해 연말 서울시청과 계약이 만료된 뒤 새로운 둥지를 찾지 못했다. 삼성에서 빙상팀을 창단해 이상화와 계약을 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진척은 없었다. 훈련 지원과 연봉 등 재정적인 지원 측면에 문제가 생겼다. 

이상화는 국내에 훈련 여건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1일 전 대표팀 코치였던 케빈 크로켓이 있는 캐나다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정상 탈환을 내건 이상화로선 훈련 환경이 풍족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그래도 이상화는 "변화가 두렵지 않다. 새로운 도전이라 많이 설렌다"면서 "캐나다 훈련 환경이 내게 잘 맞는다. 지금은 더 좋은 기록만 생각하며 캐나다행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이상화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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