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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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는 연필과 같다" 김용희 감독의 투수론

기사입력 2015.04.20 10:04



[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60)이 철저한 투수 관리법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시스템 야구'를 말하는 김용희 감독, 그 뒤에는 빈틈 없는 계산이 있다.

올시즌 SK의 마운드는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다. 그 명성에 맞게 시즌 초반 성적도 좋은 편이다. 정규시즌 개막 직후에는 팀 평균자책점이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지만 경기를 하며 서서히 제모습을 찾기 시작했고, 현재 팀 평균자책점 4.15로 삼성에 이어 2위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김용희 감독은 아직도 마음에 차지 않는다. "투수는 아무리 좋아도 감독으로선 고민"이라는 김 감독은 "선발이나 중간 모두 상대가 힘들어 할 정도가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아직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들이 많다. 특히, 아직 선발진의 안정감이 없다. 지금까지 치른 경기 중 SK 선발진의 퀄리티 스타트는 단 3번으로 kt wizh와 함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메릴 켈리가 두 번, 윤희상이 한 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든든한 불펜이 뒤를 지키고 있다지만, 계속해서 선발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 불펜은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용희 감독은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투수는 연필 깎는 것과 똑같다. 연필이 쓸 수록 닳는 것처럼 투수도 많이 던지면 던질 수록 활용 가능한 능력치도 점점 줄어들기 마련"이라는 것이 김용희 감독의 설명이다.

김용희 감독의 이런 철학은 SK 경기를 보면 알 수가 있다. 김 감독의 투수 관리는 칼같다. 예정된 투구수에 도달하면 바로 투수를 교체하고, 공을 많이 던졌을 경우엔 충분한 휴식을 부여한다. 특히 예년보다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올시즌, 초반 더 철저한 투수 운용을 가져가는 중이다. 

선수마다의 역할도 철저히 구분하고 있다. 김용희 감독은 "경기 초반에는 시즌 전에 선발 경쟁을 했던 채병용이나 고효준, 박종훈이 언제든지 경기에 나설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중반쯤 되면 전유수와 진해수가, 그 이후에는 문광은, 정우람, 윤길현 등이 준비하는 식"이라면서 "이제는 다들 알아서 몸을 푼다"고 전했다.

개개인의 확실한 역할이 주어지면서 경기 운영도 부드럽다. 16일 넥센전에서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가 박병호의 타구에 발을 맞으면서 갑작스럽게 채병용이 투입됐다. 채병용은 이날 준비는 했지만 급작스런 등판에 몸을 온전히 풀지 못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럼에도 6이닝 퍼펙트로 넥센 타선을 완벽히 묶어냈다.

김용희 감독은 "많이 던진다고 몸이 풀리는 건 아니다. 또 너무 풀어서도 안된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 90%만 풀고, 남은 10%는 경기장 분위기나 마운드에서의 집중력으로 자연스럽게 채워야 한다. 너무 풀고 올라가도 오버 페이스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캐치볼까지 염두할 정도로 선수들이 던지는 공 하나하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SK는 이제 16경기를 치렀다. 아직 128경기가 남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는 아직 시즌이 시작도 하지 않은 셈이다. 계절을 가로지르는 대장정, 김용희 감독의 이런 철저한 투수 운용 방식은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김용희 감독이 애지중지 아끼고 있는 '연필'들은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갈까.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김용희 감독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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