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배우 김규리가 영화 '화장'을 통해 관능미 넘치는 여인으로 변신했다. 매력적인 자태로 극 중 안성기의 마음을 사로잡는, 김규리는 자신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화장'은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신작으로 지난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죽어가는 아내와 젊은 여자 사이에서 방황하고 갈망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김규리는 극 중 아름다운 젊음을 상징하는 추은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임권택 감독은 김규리의 이번 역할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김규리는 부끄러워하며 "매력적이어야 하는 캐릭터 덕분"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추은주라는 역할 자체가 매력이 있어야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게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요.(웃음) 저는 그동안 매력적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슬로우로 그려지는 장면이 많아서 디테일에서 고민이 많았네요."
김규리는 '화장'을 통해 '하류인생' 이후 임권택 감독과 꼬박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그는 '화장'이 "오랜만에 자신을 뒤돌아보게 해준 작품"이라며 "따갑고 아프면서도 고마운 작업"이었다는 말로 임권택 감독과의 재회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는 저한테 많이 맡겨 주셨어요. 그래서 고민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생각이 깊어지니까 몸이 무거워 졌어요. 돌이켜보면 발랄한 신입사원이니까 편하게 하면 됐는데 왜 고민이 많았나 아쉬워요. 언제 감독님과 작업할지 모르니까 '김규리는 대단한 배우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싶었는데…'하류인생' 때도 그랬는데 또 감사하고 죄송하게 됐네요.(웃음)"
김규리는 '화장'을 통해 데뷔 17년을 맞이하게 됐다. 그는 과거 KBS 드라마 '학교'와 영화 '여고괴담2' 등을 통해 백상예술대상과 영화평론가상 신인여배우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신인 이후 수상과는 많은 인연이 없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인기'보다는 '연기'를 배우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신인 때 '여고괴담'을 하고나니 연기를 배우고 싶었어요. 기라성 같은 선배들의 연기를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이 좋았어요. 현장과 자세를 배우면서 아침드라마를 하게 됐고요. 당시 젊은 배우들은 아침드라마는 눈길도 안 주던 시절이었거든요. 대사와 분량이 정말 많았는데 120회를 거치면서 성장했던 것 같아요."
영화 '화장'과 드라마 '앙큼한 돌싱녀', '왕의 얼굴',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까지 쉴새없이 달려온 김규리는 당분간 차기작 선정과 함께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다. 그는 센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작품을 기대하고 있다.
"제 안에는 많은 성격이 있어요. 어리버리하고 털털하기도 해요. 하지만 대중들은 저의 센 모습만 보셨잖아요? 이제는 꾸미는 것 말고 망가지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화장을 안해도 예쁘게 나오는 작품을요. 그래서 제 민낯이 드러나는 작품을 만나기까지 기다릴 생각이에요."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 김규리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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