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김승현 기자] 10년 만의 A매치로 대전 축구팬들은 갈증을 풀었다. 우즈벡전은 한밭(대전의 옛 이름) 대축제로 거듭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2002 한일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안정환(은퇴)이 터뜨린 골든골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대전은 2005년 동아시안컵 중국전을 끝으로 10년간 A매치가 열리지 않았다.
그간 4차례 A매치를 개최한 대전은 관중들의 성원이 뜨겁기로 유명했다. 이날 또한 다르지 않았다.
경기 두 시간 전부터 관중들은 경기장 주변을 서성이며 우즈벡전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간만에 치르는 대형 이벤트에 경찰 병력이 배치돼 교통을 통제하는 등 매끄러운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고요하던 경기장은 김진현과 김승규가 나오자 술렁이기 시작했다. 두 수문장은 관중들의 박수에 반응하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잠시 후 필드 플레이어들이 나와 몸을 풀자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며 관심이 집중됐다.
장내 아나운서가 선발 명단을 호명하자 분위기는 서서히 달아 올랐다. 이런 가운데 뜻깊은 시간도 가졌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광종 전 올림픽대표 감독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자, 선수들과 관중이 10초간 박수를 쳤고, 분위기는 숙원해졌다.
주심의 휘슬이 울렸고, 태극전사는 붉은 함성에 더욱 힘을 얻어 뛰어 다녔다. 흘린 땀방울은 열광적인 응원을 끌어냈다. 구자철의 선제골에 열기는 극에 달했고, 동점골을 허용할 때에는 탄식을 내뱉으며 함께 아쉬워했다. 파도타기 응원은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받은 성원에 화답하고자 좋은 경기력을 약속했다. 호주에서 보인 투지를 고스란히 전하길 원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만원 관중을 간절히 바랐다. 선수와 관중이 상호 간에 긍정적인 기운을 심는 효과를 기대했다.
경기장에는 3만 8680명의 관중이 운집하며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다. 90분 이상으로 지속된 붉은 향기는 대전을 수놓았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