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최강희(56) 감독은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전북 현대가 자랑하는 공격수를 모조리 투입하며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전북의 '판타스틱4'인 이동국,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가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자 서울의 빗장은 해체되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끈 전북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개막전에서 성남FC를 2-0으로 제압한데 이어, 험난한 원정길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며 2연승을 내달렸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전북의 기동성에 대항해 고요한과 고광민 등 활동량과 판단력을 겸비한 선수들을 배치했다. 효과는 적중했다. 서울은 전반전에 전북을 오히려 압도하며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최강희 감독은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며 부진했던 전반전의 경기 내용에 한 목소리를 냈다.
그래도 최강희 감독은 전반전에 무실점으로 서울의 공격을 막은 것이 만족스러웠다. 불안정한 경기 운영에도 영의 균형을 유지한 것은 후일을 도모하는데 밑거름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최강희 감독은 후반전에 승부수를 띄울 수 있었다.
후반전 초반 되려 서울을 몰아세우며 흐름을 가져온 전북은 이승현, 한교원을 대신해 이동국과 레오나르도를 투입했다. 선발 출격한 에닝요, 에두를 포함해 판타스틱4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전반전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퍼포먼스가 기대되는 바였다.
전북의 패는 맞아 떨어졌다. 에두와 에닝요가 연이어 득점포를 가동하며 홈 개막전 승리를 노리는 서울에 찬물을 뿌렸다. 이동국은 에두의 선제골에 관여하는 문전 경합을 펼쳤고, 레오나르도는 에닝요의 추가골을 돕는 푹풍 질주와 어시스트로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네 명의 공격수는 득점 장면에 직, 간접적으로 관여하며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스란히 전했다.
판타스틱4는 공격 루트가 다채롭다는 점이 상대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이동국과 에두는 우월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윽박지르고, 수비수들의 체력을 떨어 뜨린다. 제공권에서도 우위를 점해 세트피스나 공격 전개에서 변수를 양산해 낸다.
두 전방 공격수가 묵직함을 선사한다면, 에닝요와 레오나르도는 부드러움을 '닥공'(닥치고 공격)에 녹여낸다. 정교한 드리블과 킥력, 순발력을 공통으로 지닌 에닝요와 레오나르도는 비슷한 스타일로 공존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잦은 스위칭으로 위력을 배가하고 있다. 수비에도 헌신하는 에닝요가 궂은일도 도맡으면서 배려의 미덕을 선보이고 있다.
전북의 화력에 상대는 늘 경계 태세를 갖추지만, 그 긴장감이 풀어지는 시점이 있다. 에두는 "후반 15분까지 체력이 준비된 상태로 플레이하지만, 체력 저하가 생기고 공간이 생기게 된다. 이때 전북의 팀 컬러가 뚜렷해진다"면서 틈을 무섭게 파고든다고 말했다.
판타스틱4의 동시 출격은 공격 축구를 바라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다. 누구에게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이야깃거리지만, 수준급의 공격수의 발톱을 꺾어야 하는 수비수들에겐 상당한 부담이 어깨를 짓누른다. 하지만 다른 시선을 봤을 때, 도박적인 특성이 짙어 '모 아니면 도'라는 전술평이 나온다. 공수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에닝요는 "네 명의 동시 출격은 상대에게 부담을 준다"면서도 "미드필더 한 명을 줄이기 때문에, 공간을 많이 내줘 지는 싸움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부분은 경기를 거듭하며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인정했다.
분명히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판타스틱4는 짧은 시간에도 결과물을 안기며 그 효용성을 입증했다. 전북이 지향하는 바를 구현해내는 것도 바로 이들이다. 판타스틱4가 앞으로도 가동될 가능성은 다분하다. 최강희 감독은 "앞으로 계속 구미에 맞는 공격 조합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성과 한교원까지 버티고 있는 전북의 행복한 고민이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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