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FC서울이 올 시즌 포백의 수비라인으로 선을 보인다. 그 첫 상대는 하노이 T&T(베트남)로 중국으로 이적한 김주영(27, 상하이 둥야)의 공백도 지울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노이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일전을 벌인다.
올 시즌 처음으로 나서는 그라운드 위에 서울은 포백라인을 그린다. 어느 것보다 이들의 수비에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는 지난해 스리백을 썼고 이러한 수비의 구도를 올해에는 4명으로 늘리면서 전체적인 축구 색깔과 경기 운영방식에 변화를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포백의 카드를 꺼내든 주된 목적은 공격이다. 최용수 감독은 "올해 달라진 서울의 축구를 기대해달라. 서울 특유의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색깔을 되찾겠다"는 말로 전술을 바꾼 내막을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 이외에도 중요한 배경이 하나 더 있다. 김주영이 이적하면서 재조정이 불가피해진 수비라인을 포백으로 전환해 그의 공백을 지우는 동시에 발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도도 엿볼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김주영은 김진규 등과 함께 서울의 수비진을 책임졌다. 그의 이름을 수식하던 '파이터형 수비'라는 표현처럼 단단한 체격을 바탕으로 몸싸움과 볼의 배분, 공중볼 장악 등으로 핵심적인 역할들을 해냈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각종 A매치와 호주 아시안컵 등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에도 승선하기도 했다.
이렇듯 최근 물오른 몸상태를 보여주는 김주영이 떠난 점은 서울에게는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외에도 남아 있는 좋은 자원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비의 합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서울에 빠르게 적응한 이웅희를 비롯해 김동우, 김남춘 등이 대기하고 있다. 이들을 적절히 조화시켜 포백의 중앙 수비 두 명 체제로 선수단을 운영할 전망이다. 이것이 중앙 수비수 3명이 필요해 센터백 자원들의 많은 소모를 필요로 했던 지난 시즌 스리백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또한 오스마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비라인의 힘은 더욱 강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서울이 초반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던 상황에서 오스마르가 수비지역과 중원을 수시로 오가면서 상황에 따라 필요한 부분에 숫자를 늘려주는 역할을 해줬다. 이러한 방식을 올해에도 그대로 살린다면 서울이 더욱 단단한 수비벽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하노이전에서 서울 수비진은 무실점에 도전한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의 대승을 이끄는 발판이 되겠다는 각오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한방을 지니고 있는 하노이의 공격수들이다. 특히 곤잘레스 마론꿀레(하노이) 등의 발 끝을 조심해야 한다.
최용수 감독은 "하노이 공격수들의 장점이나 개인능력이 탁월해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면서 "최근 베트남이나 태국 등 동남아 축구가 거침이 없기 때문에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계속해서 상대 정보를 체크하고 있다. 놓칠 수 없는 경기"라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포백으로 바뀐 서울이 과연 공격 축구와 안정된 수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김주영 ⓒ 서울 구단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