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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한국전력, '패하는 길' 알아 이긴다

기사입력 2015.02.13 15:33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남자배구 한국전력의 최근은 패하는 법을 잊은 듯하다. 어느새 팀이 이기는 것에 익숙해졌다. 창단 최다 연승이 어느새 8경기로 이어졌다. 

지난 4일 6연승에 성공하며 팀 창단 최다 연승 신기록을 작성했던 한국전력은 이후 LIG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은 연거푸 잡아내며 8연승까지 내달렸다. 다음 경기까지 잡으면 올 시즌 최다인 9연승을 달성하게 된다. 이번 시즌 최다 연승은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이 기록한 8연승이다. 

만년 하위팀인 한국전력이 달라졌다. 한국전력은 늘 여러 팀 밑에 이름이 놓여있었다. V리그 출범 후 10시즌 동안 무려 5번이나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 두 시즌도 한국전력의 위치는 순위표 가장 아래였다. 

그러던 한국전력이 올 시즌 달라졌다. 시즌 초반부터 중위권을 벗어나지 않더니 반환점을 돌면서 무섭게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해 연말 트레이드 파동을 겪으면서 오히려 팀이 더 단단해진 모양새다. 더불어 부진하던 선수들이 배구에 눈을 떴다. 권준형 세터의 토스가 안정감을 갖췄고 쥬리치도 몸이 아픈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30점 안팎으로 점수를 책임지며 팀을 이끌고 있다. 

공격이 풀리면서 막혔던 승리도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시즌을 최하위로 마친 뒤 신영철 감독은 "사랑받는 팀이 되려면 공격적인 팀이 되어야 한다. 기존 선수들의 활약과 외국인 선수의 힘이 더해진다면 조심스럽지만 내년에는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의 말대로 된 셈이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다소 모순적인 상황이지만 많이 져봤기에 최근 이긴다는 설명이다. 전광인도 스스로 "작년에 참 많이 졌다"는 말로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전력이 경쟁에서 뒤처진 이유, 안 되는 이유를 패배에서 찾은 셈이다. 

그는 "작년에 지면서 '이렇게 하면 연패를 하는구나', '이렇게 하면 질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되다 보니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재밌는 표현을 했다. 

여기에 신영철 감독도 선수들이 들뜨지 않게 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워낙 패배에 익숙했던 선수들이라 현재 실력 이상으로 들뜰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다. 그래선지 지금도 신영철 감독은 훈련장 칠판에 '근성'이라는 글귀를 적어놓고 선수들의 자만감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전력의 연승은 어쩌면 더 길게 이어질 수도 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전광인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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