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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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크] 차두리의 마지막 무대는 결승이다

기사입력 2015.01.26 19:54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패하는 그 순간이 대표팀 시간의 마지막인 선수가 있다. 황혼기에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 있는 차두리(35)의 태극마크가 마침내 아시안컵 결승까지 이어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이 26일 호주 시드니의 호주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5 호주아시안컵 준결승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20분 이정협의 선제골과 후반 5분 김영권의 추가골을 더한 한국은 1988년 대회 이후 27년 만에 결승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차두리는 이제껏 후반 교체 투입을 통해 경기 분위기를 바꿔왔다. 슈틸리케 감독의 차두리 교체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김창수가 다치거나 흔들릴 때 들어가 완벽하게 경기를 가져왔다. 8강 우즈베키스탄전의 폭풍 드리블은 차두리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준 장면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라크를 맞아 선발 명단에 손을 댔다. 측면이 강한 이라크에 맞춰 차두리 카드를 선발로 내세웠다. 수비력은 물론 공격력까지 갖춘 차두리였기에 먼저 투입해 처음부터 이라크의 측면 공격을 차단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차두리는 공수에서 완벽했다. 초반부터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슈틸리케 감독이 노렸던 상대 측면 무력화를 앞장섰다. 수비에서도 온몸을 날리면서 한국의 늪축구를 이끌었다. 공격이 서서히 거세지던 후반 상대의 슈팅에 몸을 던지는 수비로 위험을 차단하면서 노장의 투혼을 이어갔다.

준결승을 뛴 차두리에게 남은 대표팀 경기는 고작 1경기였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겠다고 결정을 내린 만큼 결승이든 3-4위전이든 한 경기만 자신 앞에 놓여있었다. 영욕의 세월을 마무리하기에 3-4위전보다는 분명 결승이 화려하고 완벽하다. 

그래선지 차두리는 뛰고 또 뛰었다. 노장에 수중전까지 치르며 체력적인 부담을 예상하게 했지만 '로봇' 앞에서는 무의미한 걱정이었다. 차두리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며 공격과 수비를 도맡았다. 특히 후반 35분 모두가 지쳤을 시점에 폭발적인 드리블을 재연하면서 다소 수비적이던 한국의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맹렬하게 내달린 차두리는 대표팀을 결승까지 이끌었고 덩달아 자신의 A매치 마지막을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우승과 함께 끝낼 기회를 잡았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차두리 ⓒ 엑스포츠뉴스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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