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프라이즈(애리조나), 나유리 기자] 브래드 스나이더(33,넥센)가 한국에서 두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유니폼은 바뀌었지만 열정의 무게는 같다.
스나이더는 지난 시즌 조쉬 벨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그가 LG에서 남긴 성적은 37경기 100타수 21안타 타율 2할1푼 4홈런 17타점. 삼진(31개)이 안타보다 더 많았다. 분명 팀이 걸었던 기대만큼의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NC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스나이더가 말그대로 '터졌다'. 무섭게 타격감을 회복하더니 4경기 동안 15타수 7안타 타율 4할6푼7리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3루수가 필요했던 LG는 고심 끝에 스나이더 대신 잭 한나한을 선택했다. 그렇지만 낙담은 일렀다. LG와의 재계약이 불발됐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넥센이 스나이더 영입을 발표했다. 주전 유격수이자 붙박이 5번타자였던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됐기에 스나이더는 '거포 군단' 넥센의 타선에서 중책을 맞게 된다.
시즌 도중 급하게 결정됐던 LG 입단 당시와는 달리, 팀 동료들과 스프링캠프부터 호흡을 맞추게 된 것에 대해 스나이더는 큰 만족감을 표했다. 한국에서의 두번째 시즌이 기대되기 때문인지 스나이더는 넥센 선수단 본진보다 며칠 더 빨리 애리조나에 입성해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어떻게 보냈나.
"사실 휴식 기간이 짧았다. 11월 15일에 미국에 건너갔다. 무조건 휴식을 취하면서 오랫동안 못봤던 가족들을 만났고 2주후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애리조나 날씨 때문인가. 굉장히 밝아보인다.
"캠프 시작부터 팀과 함께해 기쁘다. 넥센 선수들 너무 좋고, 코치님들도 좋은 분들이다. 특히 넥센은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그래서 팀에 융화되기 쉬웠다."
-지난 플레이오프때 콘텍트 렌즈를 바꿨다는 이야기로 화제에 올랐다. 대체 무슨 렌즈를 샀길래?
"렌즈를 바꾸긴 했는데 내 생각에는 여러 사람을 거치면서 이야기가 너무 크게 부풀려진 것 같다. 새 렌즈가 내 눈에 도움이 되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웃음). 그것보다도 내 멘탈이 달라진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편안한 마음으로 야구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스스로 압박감이 컸다."
-마음가짐이 달라졌던 이유는.
"지난 시즌 동안에는 팀이 4강에 진출해야 했고, 나는 홈런을 치고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사실 경기를 할 때는 편안한 상태에서 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이미 정규 시즌은 끝났다. 이제 여기에 집중하고 스스로 즐기자'고 끊임없이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또 정규 시즌때는 잔부상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플레이오프에서는 몸 상태가 좋았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컨디션 회복에 큰 힘이 됐다."
-넥센에 잘 적응하고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LG에도 정이 많이 들었을 것 같다. 재계약을 안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낙담하지 않았나.
"처음엔 굉장히 실망했다. 하지만 이해했다. 나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LG는 3루수가 필요하다고 했었다. 그 뒤 어느날 에이전트가 넥센에서 '콜'이 왔다고 해서 당장 가겠다고 답했다(웃음). 난 한국이 너무 좋고 재미있다. 한국야구는 재미있고, 문화도 좋다. 다른 점이 있지만 훌륭하다. 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뛰고 마이너에서도 오래 뛰었다. 그래서 한국 또는 일본에서도 뛰고 싶었다. 다른 야구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우리 가족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한국에서 뛰겠냐고 물었을때 알겠다는 대답을 했다."(인터뷰를 마친 후 스나이더는 LG 선수들 다 보고싶지만 특별히 '오지환에게 보고싶다는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부탁했고, 오지환 역시 '나도 정말 보고싶다고 전해달라'고 화답했다.)
-5번타자. 그러니까 강정호가 빠지는 자리를 메꿔야 한다.
"(박)병호의 뒤를 받치게 돼 좋다. 하지만 나 한사람 보다는 팀 전체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열심히 해 뛰어난 타자인 강정호의 자리를 메꿔야 한다. 나도 물론 잘할거고, 다른 선수들도 함께 힘을 모아 열심히 해야 강한 넥센이 될 수 있다."
-그러고보니 굉장히 일찍 애리조나에 왔는데?
"나는 미국에서 굉장히 추운 편인 인디애나에 산다. 눈도 많이 오고, 너무 추워서 운동을 하기가 힘들어 애리조나에 일찍 넘어왔다. 여기는 운동하기 좋은 날씨라 행복하다. 스프링캠프는 오키나와까지 합하면 한달이 넘는 긴 시간이다. 여기서 조금씩, 빠르지 않게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오키나와에 넘어갔을 때는 거의 100%가 될 것 같다."
-지난해 가장 까다롭다고 생각한 리그의 투수는 누구인가.
"앤디 밴헤켄이다(웃음). 상대하기 가장 까다롭고 공격적이다. 앤디와 한 팀이 되서 정말 기쁘다(웃음)."
-이제 스나이더를 응원할 넥센팬들에게도 한마디.
"넥센이 또다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당연히 LG에 있을때보다 잘해야 하고, 잘 할 생각이다. 팬들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칠 수 있는 시즌이 되도록 하겠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