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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사는 박민석 "NC에 뼈 묻겠다"

기사입력 2015.01.19 13:00 / 기사수정 2015.01.19 12:00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스프링캠프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로 떠나는 NC 다이노스 선수단 가운데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 청년이 있었다. 딱 이틀전,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게 됐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출국을 준비한 신고선수 박민석(26,NC)이다.

NC 선수단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 투산으로 향했다. 이미 총 인원 90명 가까이가 참가하는 명단이 확정, 발표됐지만 불의의 사고로 변동이 있었다. 바로 올해 1차지명으로 입단한 경희대 출신 신인 이호중이다. 

당당히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호중은 출국 며칠전 개인 훈련을 소화하다 허리 부상을 입었다. 때문에 기회가 박민석에게 갔다. 

박민석은 두산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영동중-장충고 출신의 우완 사이드암 투수인 박민석은 2008년 두산에 입단한 유망주였다. 2008년 15경기에 등판해 27⅔이닝 무승 1패 평균자책점 1.63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다음해인 2009년 5경기 등판(평자책 8.25)에 그쳤다. 결국 2009 시즌을 마치고 상무 야구단에 입단했던 박민석은 제대 후에도 제대로 된 기회를 살리지 못한채 지난해 여름 방출됐다. 

그런 박민석이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은 신인 시절 두산에서 잠재력을 인정해준 김경문 감독이 있는 NC였다. NC는 이번 겨울 박민석을 신고선수로 영입했다. 아직 불확실한 신분이지만, 대타요원이나마 유일한 신고선수로 NC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게 됐다는 자체가 두번째 기회를 잡게 된 셈이다.

박민석이 구단 관계자로부터 "캠프에 가게 됐으니 준비하라"는 연락을 받은 것이 출국 불과 이틀전. 짐을 챙기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었지만 그는 누구보다 빠르게 가방을 챙겨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공항에 왔다. "정신이 없었지만 기분이 정말 좋았다. 다친 후배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절실한 저에게는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한다. 후배를 생각해 더 열심히 하겠다"는 박민석에게는 신고선수로서의 간절함이 묻어났다.

새로운 팀 NC는 어떻냐고 묻자 "너무 좋다"며 대번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실 제가 지금 적응 하고 말고를 신경쓸 때가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은 그는 "NC는 선수들에게 지원도 아낌없이 해주고, 세심하고 꼼꼼하게 신경써 주신다.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진 팀이다. 이적한 직후에 웨이트장에서 운동을 하다가 후배가 보충제를 건네길래 개인의 것인줄 알고 '됐다. 너 먹어'라며 거절했는데 알고보니 팀에서 항상 구비해놓는 제품이더라.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진 팀"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박민석이 팀 적응을 특별히 걱정하지 않는 이유도 따로 있다. 김경문 감독과 이종욱, 이혜천, 손시헌 등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형'들이 NC에 있고, 상무에서 인연을 맺은 모창민도 있다. "김경문 감독님이 다시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기대가 없진 않으실텐데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박민석은 "여태까지 하던대로 하면 안된다. 큰일 난다. 겨울동안 쉬지도 않고 개인 훈련을 했다. 진해에서 하고, 마산구장에도 가끔씩 갔다. 쉴 때가 아니다. 나는 다른 사람, 다시 태어났다. 여태까지와는 다르다. 나는 신인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박민석은 또 "미친듯이, 미쳐서 해야한다. 그동안 미치지 않아서 안됐다. 되겠지,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만 했더니 여태 발전이 없었다. 정신이 들었다"며 "올해 안에 꼭 1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어머니, 아버지한테 신인때 이후로 좋은 아들이 되지 못했다. 내가 경기에 나가지 못하니까 부모님도 야구를 못 보셨다.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1군에서 야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이제 내 삶의 목표"라고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신고선수답게 결연한 각오가 단어 한마디, 한마디에 절절하게 묻어났다.

"NC에 뼈를 묻겠다는 말 꼭 써달라"고 마지막으로 당부했던 박민석이지만, 잠시후 두산 선수들이 출국장에 나타나자 반가운 내색을 감추지 못하고 한참을 서성였다. 두산 선수들도 뜨겁게 포옹하며 반가워했다.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팀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박민석. "미쳐야 산다"는 그의 말대로 달라진 마음가짐이 '완생' 박민석을 만들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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