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내 장점은 유연성."
SBS 조정식 아나운서는 2015년 시작과 함께 평일에 방송되는 '스포츠뉴스' 진행자로 낙점됐다.
2013년 SBS에 입사한 조정식 아나운서는 1년 만에 '생방송 투테이' MC로 발탁됐고 라디오 '사운드 오브 뮤직'도 진행 중이다. SBS를 대표할 차세대 아나운서도 떠오르고 있는 그. SBS는 16일 '스포츠뉴스'를 끝내고 스튜디오를 나서는 조정식 아나운서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다음은 조 아나운서와의 일문일답.
-아나운서의 꿈을 갖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보았다.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이었는데, 좌석이 캐스터와 해설자 바로 옆이었다. 너무 신기했고, 캐스터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축구를 좋아하지만 축구 선수가 될 자신은 없었는데, 축구 캐스터가 되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준비는 어떻게 해나갔는지 궁금하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됐다. 한 해 각 방송사가 남자 아나운서를 뽑는 경우는 일년에 잘해야 한 두 명 정도였고, 뽑지 않는 때도 있었다. 시간과 노력 등을 따져 볼 때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어 광고회사로 목표를 바꿨다."
그래서 대학생 연합 광고 동아리에 들어가 공모전도 나가고 캠프도 참가했다. 규모가 꽤 큰 공모전에 대표로 나서 PT도 했는데, PT를 하면서 내가 아나운서를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28살 여름까지 온 힘을 다해 도전해 보기로 마음 먹고 열심히 했다.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하루에 8개의 스터디를 한 적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다른 아나운서 준비생들을 보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
-아나운서로서 자신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유연성이다. SBS 입사시험을 볼 때 다른 지원자들이 "나는 00를 잘한다. 그러니 이런 것들을 잘 할 수 있다."고 정석대로인 답을 하는 것을 보면서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답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아나운서가 되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열심히 공부했고 노력했으니 아나운서가 되면 강아지와 편안하게 산책도 하고 싶고, 아버지와 술도 자주 마시고 싶다."고 답했다. 그 때 당시 아나운서 팀장이셨던 김태욱 국장의 눈빛을 보면서 '합격하겠구나' 짐작했다.
-SBS 입사 뒤 예상과 다른 점도 많이 있었을 것 같다.
"직장 생활은 예상보다 훨씬 좋다. 선배들께서 잘 챙겨주시고 어리다고 귀여워해 주신다. 그러나 아나테이너로서 활약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는 빗나갔다. 예능에 많이 투입되고 빠른 시간 내 이름도 알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김태욱 국장의 뒤를 이어 교양 프로그램 '생방송 투데이'를 진행하게 됐을 때는 어리둥절했다. 30대 중반 이상의 아나운서가 맡는 프로그램으로 인식해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선입견을 지우고 '젊을 땐 젊게'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까불대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방송하고 있다."
-라디오에서도 맹활약중이다. 라디오 진행 소감은.
"라디오를 시작한 지 2년이 지났다. 러브 FM 새벽 네 시에 방송하는 '사운드 오브 뮤직'인데, 아나운서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해준다. 제작진들로부터 신뢰도 얻어 내가 알아서 할 수 있는 영역도 생겼고, 생방송 대타 DJ를 맡기도 한다. 지난 연휴에는 오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파워 FM '영스트리트'와 '대단한 라디오'를 생방송으로 대타 진행했다. 또 게스트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능숙해졌다."
-'스포츠뉴스', '생방송 투데이', 라디오 '사운드 오브 뮤직' . 데일리 프로그램을 세 개나 진행하고 있는데, 무리는 없는지.
"아파도 방송을 하고 나면 아프지 않다. 아나운서가 너무 잘 맞는다. '토요 모닝와이드'와 '대단한 라디오', '올드스쿨'의 게스트, 토요일 '정오뉴스'도 맡고 있지만 에너지가 여전히 넘친다. 너무 재미있다. 어느 선배께선 힘들지 않냐고 하시지만 힘든 줄 전혀 모른다. 예능도 해보고 싶다. 지난 아시안게임 때 역도와 비치발리볼 중계를 했을 때는 생각보다 몰입이 너무 잘 돼 희열을 느꼈다. 해설자들께서도 "신입 아나운서가 너무 잘한다."고 칭찬해 주셔서 아주 기뻤다."
-스포츠 캐스터를 꿈꿨다고 했는데 지금도 변함이 없는가.
"축구 캐스터를 꿈꿔 왔고 지금도 희망한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분야에 나를 열어놓고 싶다. 예능, 교양, 라디오, 스포츠, 보도 모든 분야에 말이다. 힘도 넘치고 열정도 넘치니 각 분야를 두루 경험한 뒤 내가 가장 잘하는 분야를 찾고 싶다. 급하게 찾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
-스포츠뉴스를 진행하는 소감은.
"'스포츠 뉴스'는 '8시 뉴스'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중압감이 크다. 게다가 다소 딱딱한 형식이어서 낯설다. 나의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짧은 뉴스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중이다."
-멘토가 있다면.
"단연코 김태욱 국장이시다. 김태욱 국장은 감성적이고 생각도 아주 젊으셔서 나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 가장 편한 분이다. 또 내가 고쳐야 할 점을 명료하게 지적해 주시는 점도 좋다. 배성재 선배는 스포츠 캐스터로서 정말로 본받고 싶은 선배다."
-앞으로 어떤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될지는 모르지만 '시청자가 나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고, 나 때문에 프로그램을 보고, 나 때문에 재미 있어지는' 그런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또 연기자 차태현같이 어느 분위기에나 잘 녹아 들어가 사람들을 부담없이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자연스러움도 갖추고 싶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조정식 아나운서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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