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FC 서울과 성남 FC의 결승전 경기, 성남 골키퍼 박준혁이 상대 코너킥을 잡아내고 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권태완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골키퍼 교체 실패가 오히려 성남FC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성남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FC서울을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했다. 120분 동안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박준혁 골키퍼가 승부차기서 2차례 선방을 보이면서 우승에 성공했다.
올 시즌 경기당 1골을 간신히 넘기는 서울과 0.83골에 머물고 있는 성남의 맞대결이었던 만큼 경기는 쉽사리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모두의 예상대로 경기는 한 골 승부로 흘러갔고 전후반 90분과 연장 30분을 더한 총 120분의 혈투에도 영의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결국 우승과 준우승의 차이는 승부차기에서 갈리게 됐고 양팀의 감독은 같은 카드를 꺼냈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과 성남의 김학범 감독은 승부차기까지 염두한 듯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골키퍼 교체를 지시했다.
여기서 차이가 생겼다. 서울은 뜻하는 대로 김용대 골키퍼를 유상훈 골키퍼로 교체하는 데 성공했지만 성남은 종료 직전까지 볼이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서 준비했던 전상욱 골키퍼를 투입하지 못했다.
당황한 김학범 감독은 성남 선수들에게 볼을 밖으로 걷어내라고 손짓했지만 이미 주심은 종료 휘슬을 불었고 성남은 준비한 골키퍼 교체 카드를 활용하지 못했다.
그런데 기대하지 않았던 박준혁 골키퍼가 큰일을 냈다. 경기 내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던 박준혁 골키퍼는 서울의 1번 키커인 오스마르의 슈팅을 정확하게 예측해 막아냈다. 3번 키커 몰리나까지 잡아내면서 박준혁은 골키퍼는 승리의 주역이 됐다.
반면 준비한대로 골키퍼를 교체했던 서울은 유상훈 골키퍼가 한 번의 선방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씁쓸한 입맛만 다시고 말았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