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잠실, 나유리 기자] 강정호(27,넥센)에게 2014년 가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것 같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넥센에게도 강정호에게도 처음이다. 2006년 현대에 입단했지만 그해 10경기 출전에 그쳤고 지난해(2013년)까지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무했다. 그런 강정호는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었다. "처음 이 팀에 왔을 때 여기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기회가 왔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너무나 허무하게 끝이나서 겨울 훈련을 독하게 했다. 올해는 정말 후회없이 하고 싶다"고.
강정호에게 이번 한국시리즈가 더 특별했던 이유는 또 있다. 올해로 프로 9년차인 강정호는 포스팅 자격을 획득했다. 이미 그를 보기 위해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와 NPB에서 스카우터들이 목동구장을 찾았고, 강정호에 대한 관심을 증명했다.
어쩌면 당분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강정호를 보기 어려울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이왕이면 꼭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을 본 후에 (해외로)가고 싶다"고 여러차례 강조 했었다. 현대의 해체 이후 히어로즈의 창단, 그리고 하위권을 맴돌던 팀 성적이 어느덧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만큼 강팀이 됐다. 강정호는 넥센 역사의 산증인 중 한명이기도 하다.
플레이오프 그리고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는 "팀을 우승시키고 가겠다"던 그의 약속이 분명히 지켜졌다. 홈런 2방으로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던 강정호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차우찬을 상대로 리드를 되찾아오는 투런 홈런을 또 터트렸고 이 경기의 MVP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후 삼성 배터리가 강정호 봉쇄에 성공했다. 2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 3차전 3타수 무안타, 4차전 4타수 무안타 그리고 5차전에서 또다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강정호는 5차전과 6차전에 '클러치 실책'으로 무너졌다. 5차전 끝내기 패배 이후 자리에 주저 앉은 강정호는 한참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