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LG는 전통적으로 좌타 라인에 강점이 있다. 플레이오프 매치업 상대 넥센은 선발 자원인 밴헤켄, 오재영을 제외하면 엔트리에 좌투수가 없다. 재미있는 승부가 예상된다.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는 26일 플레이오프 엔트리를 발표했다. 최소한의 투수만 가지고 플레이오프를 치르겠다고 예고한 넥센 염경엽 감독은 투수 10명만 엔트리에 넣었다. 이 가운데 좌투수는 선발 요원인 앤디 밴헤켄과 오재영뿐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 "왼손, 있으면 좋지만 막을 수 있어야"
새로운 일은 아니다. 넥센은 정규시즌에서도 좌완 불펜 요원에 의존하지 않았다. 던지는 손이 문제가 아니라, 막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이 염 감독의 지론이다. 기계적인 '좌우놀이'를 피하겠다는 생각이다.
시즌 중 염 감독의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본다. 그는 "왼손 투수가 있으면 좋겠지만 상대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며 "나가서 맞고 들어오면 무슨 소용인가. 개인적으로는 원 포인트를 싫어한다. 투수 과부하의 원인이기도 하고, 투수라면 1이닝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올 시즌 넥센 투수들이 기록한 피안타율은 2할 9푼 3리(4427타수 1299안타)다. 우타자 상대 기록은 2할 8푼 7리(OPS 0.814), 좌타자 상대 기록은 3할 5리(OPS 0.841)였다. 그런데 이 범위를 '좌완 불펜 vs 좌타자'로 좁혀보면 더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넥센 좌완 불펜 투수들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무려 3할 7푼 3리(OPS 1.095)다.
믿는 구석은 역시 조상우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단 2할(OPS 0.539)에 불과했고, 특히 LG 좌타자를 상대로는 1할 5리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마정길도 LG 좌타자들과의 승부에서 10타수 1피안타로 강했다(이상 아이스탯 참조).
LG 이병규(7) ⓒ 엑스포츠뉴스 DB
▲ 관건은 '조상우 공포증' 해소
LG는 NC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4경기 내내 같은 라인업을 가동했다. 4차전에서 오지환과 김용의의 타순이 교체된 정도다. 2번타자부터 7번타자까지 6명의 좌타자가 배치돼 NC 마운드를 무너트렸다. 준플레이오프 팀타율이 3할 7푼 7리, 매 경기 두 자릿수 안타를 치면서 31득점을 기록했다.
"시리즈 MVP도 노렸다"던 이병규(7)가 16타수 8안타로 폭발적인 타격감을 자랑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17일 롯데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친 것을 시작으로 완전히 감을 찾았다. '개안'에 성공한 브래드 스나이더는 15타수 7안타에 홈런도 날렸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고려한 결정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지금 라인업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기존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규시즌에 나타난 '조상우 공포증'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는가에 따라 또 한 번의 '업셋' 가능성이 열릴 전망이다.
한편 LG는 우타자가 많은 넥센의 팀 사정을 감안한 듯 우완 사이드암 김선규를 엔트리에 넣었다. 정규시즌 성적은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13으로 좋지 않았다. 넥센전 2경기에서는 2⅓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3실점이었다. 좌타자를 의식하지 않은 넥센과 우타자를 의식한 LG의 엇갈린 선택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