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서건창은 201안타로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단일 시즌 200안타를 넘어섰다. 시즌 타율 0.370으로 타격왕 타이틀까지 가져갔다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2014년 프로야구를 네글자로 정의하라면 십중팔구는 '타고투저'를 꼽을 것 같다. 리그 평균 타율 2할 8푼 9리, 평균 득점 5.62점이 이를 대변한다.
17일 열린 4경기를 끝으로 2014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마무리됐다. 팀당 128경기를 치른 가운데 삼성이 78승 3무 47패(승률 0.624)로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했다.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다. 이어 넥센이 78승 2무 48패(0.619), NC가 70승 1무 57패(0.551)로 70승을 넘긴 팀이 됐다.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4위 다툼에서는 LG가 62승 2무 64패(0,492)로 준플레이오프 막차를 탔다.
올 시즌 초반부터 다득점·난타전이 이어지면서 프로야구 질적 하락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공인구 반발력이 문제다, 심판 스트라이크 존이 문제다, 선수들의 훈련 부족이다 등 다양한 지적이 있었지만 어느 한 가지만 답이라고 볼 수는 없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올해 프로야구는 역사에 남을 만한 '타율 인플레이션'이 진행된 한해라는 점이다.
576경기에서 리그 평균 타율 2할 8푼 9리, 경기당 홈런 2.02개. 평균 OPS는 0.807이었다. 최근 10년 가운데 올해에 버금가는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2009년에도 평균 타율은 2할 7푼 5리였고, OPS는 0.787이었다.
홈런은 2009년이 경기당 2.17개로 조금 많았는데, 이때에는 LG가 이동식 펜스(엑스존)를 사용했으며 한화가 구장 규모를 넓히기 전이었다. 또 센터펜스까지 약 116m인 마산구장이 롯데의 제2홈구장이던 시절이다.
평균 타율이 오른만큼 '잘 치는 타자'의 기준점이었던 3할 타자도 대거 늘었다. 올해 규정타석(396타석)을 채운 타자는 모두 55명인데, 3할을 넘긴 선수가 36명이다. 2009년에는 43명이 규정타석을 채웠고 이 가운데 16명이 3할을 쳤다. 최초의 단일 시즌 200안타(201안타)를 돌파한 넥센 서건창이 타격왕도 가져갔다. 616타수 201안타로 타율 3할 7푼이다.
심각한 '타율 인플레이션' 탓에 예년 같으면 타격왕을 넘볼 수도 있을 만한 기록으로도 열 손가락 안에 들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타율 3할 3푼 7리의 SK 이재원이 타격 11위다. 2007년 타격왕이었던 KIA 이현곤은 3할 3푼 8리로 시즌을 마쳤다.
OPS 1.0을 넘긴 타자는 6명이었다. 삼성과 넥센 선수들이 각각 2명씩 포함됐다. 1위는 강정호(1.198), 2위는 박병호(1.119)다. NC 에릭 테임즈가 1.110으로 3위, 삼성 최형우가 1.075로 4위에 올랐다. 한화 김태균이 1.027, 삼성 박석민이 1.020으로 그 뒤를 이었다. 2005년 이후 단일 시즌 OPS 1.100을 넘긴 선수는 2010년 이대호(1.111, 당시 리그 평균 0.757)밖에 없다(기록 및 통계는 아이스탯 참조).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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