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인천, 김형민 기자] 남자 역도 경기에서 기자회견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거부한 선수단도, 이를 제지하지 못한 운영위도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20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역도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의 최고 경기는 남자 56kg급 A그룹 결승전이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엄윤철(북한)을 비롯해 베트남의 기대주 탓 킴 뚜안, 중국의 간판스타 우징바오가 출전해 힘겨루기를 펼쳤다. 결과는 엄윤철의 완승이었다. 엄윤철은 자신이 세웠던 용상 신기록을 1kg 더 늘리면서 금메달을 가져갔다.
사건은 경기 후에 나왔다. 공식 기자회견장에는 우승자도, 그밖의 메달리스트들도 종적을 감췄다.
사연은 이랬다. 북한 선수단이 갑자기 도핑테스트 후에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해할 수 없는 요구였다. 국제대회 규정상 먼저 기자회견을 하고 도핑테스트에 임해야 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북한 선수단은 이를 거부했다.
주최측은 기자회견장으로 향해 줄 것을 권유했지만 북한 선수단은 듣지 않았다. 안내원이 급히 취재진에게 달려와 이 사실을 알렸고 10분 뒤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북한 선수단이 기자회견을 거부한 채 버스를 타고 가버렸다는 것이었다. 다른 메달리스트 탓 킴 뚜안과 우징바오도 도핑테스트를 먼저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일이 더욱 꼬였다.
현장 관계자는 "우리도 당황스럽다. 선수들이 갑자기 도핑을 먼저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메달리스트를 기다리고 있던 중국과 일본, 한국, 북한 등 여러나라 취재진은 관계자의 설명에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취재진은 세계 대회에서도 그러한 관례는 없다며 소리치기도 했다. 한 여자 중국기자는 "기본적인 도리를 지켜달라. 선수들을 빨리 데리고 와 달라"고 분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감감무소식이었다. 뒤늦게 베트남 선수단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오랜 시간을 기다린 중국 기자는 "매너를 지켜야 되지 않느나"며 쏘아붙였다.
공식기자회견은 팬들에게 자신의 경기소감을 밝히고 미디어를 향한 선수들의 매너와도 같은, 스포츠계의 불문율이다. 하지만 이날 역도 경기장에서는 불문율은 보기 좋게 깨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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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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