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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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떡잎' 김효주, 알프스 산맥에서 열매맺다

기사입력 2014.09.15 08:35 / 기사수정 2014.09.15 08:35

조영준 기자
김효주가 2014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다 ⓒ AFPBBNews = News1
김효주가 2014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다 ⓒ AFPBBNews = News1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19세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무대를 평정한 한 소녀가 비회원 자격으로 첫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김효주(19, 롯데)는 14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GC(파71·6453야드)에서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적어낸 김효주는 LPGA 통산 41승을 거둔 베테랑 카리 웹(호주)을 한 타 차로 제치며 정상에 등극했다.

단독 선두로 최종 4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파세이브 행진을 이어가며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백전노장' 카리 웹(호주)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다. 웹은 1번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후 9, 10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2타 차로 김효주를 추격했다.

웹이 11번 홀에서 버디를 하자 김효주도 버디로 응수했다. 그러나 14번 홀에서 김효주는 보기를 범하며 웹에 한 타차로 쫓겼다. 15번 홀에서 김효주는 파세이브에 그쳤지만 웹은 한 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웹의 압박에 긴장을 한 듯 김효주는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파세이브를 기록한 웹은 김효주를 추월하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17번홀에서 웹과 김효주는 나란히 타수를 지키며 마지막 홀만 남겨놓았다. 이 상황에서는 웹이 한층 유리해 보였다. LPGA 통산 41승을 거둔 베테랑인 그는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치며 역전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그러나 '대 선배' 웹을 상대로 김효주는 끝까지 기죽지 않았다. 18번홀 두 번째 샷에서 웹은 볼을 그린 가장자리에 올려놓았다. 반면 김효주는 볼을 홀 쪽에 가까이 붙이며 버디를 잡을 기회를 잡았다.

결국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낸 김효주는 보기를 범한 웹을 제치고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효주는 국내 무대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경기 운영을 펼쳤다. 최근 LPGA 무대는 장타를 앞세운 ‘파워 골퍼’들이 득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효주는 정교한 기술과 교과서적인 스윙을 갖췄다. '파워'보다는 '정교한 기술'에 초점을 맞춘 그의 장점은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빛을 발휘했다.

김효주가 2014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 AFPBBNews = News1
김효주가 2014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 AFPBBNews = News1


또한 박세리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웹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성과를 거뒀다. 대회 첫 날 10언더파를 몰아치며 메이저대회 최소타(61타) 기록을 세운 김효주는 우승의 마지막 고비인 웹의 추격마저 뿌리쳤다.

김효주는 에비앙챔피언십에서 19세의 어린 선수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냉철함을 보여줬다. 뛰어난 재능은 물론 ‘지독한 연습벌레’로 알려진 그의 노력은 마침내 결실로 이어졌다. 될성부른 떡잎은 국내 무대를 휩쓴 뒤 에비앙 챔피언십이 열린 알프스 산맥에서 찬란하게 꽃 피웠다.

경기를 마친 김효주는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 LPGA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김효주는 내년부터 LPGA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김효주는 "LPGA 무대에는 진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LPGA는 이동 거리가 길다. 체력 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몸을 만들고 난 뒤 진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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