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랜더-류현진 ⓒ MLB.com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많은 선발 투수들이 1회 컨디션에 따라 그날 최종 성적이 가늠되곤 한다. 이번에는 반대였다.
류현진은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선발 맞대결을 펼칠 투수는 부진을 딛고 최근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린 디트로이트의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였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단순하게 비교한다면 류현진의 흐름이 더 좋다. 이날 경기전까지 벌랜더가 7승 7패 평균자책점 4.71에 그친 반면 류현진은 9승 4패 평균자책점 3.08로 팀 선발진 한 축을 든든히 지키고 있었다.
더욱이 이날 경기에서 1회초 벌랜더가 먼저 흔들렸다. 벌랜더는 첫 타자 디 고든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볼넷-안타-2루타로 1점을 내줬고, 맷 캠프의 1타점 적시타와 후안 유리베의 2점 홈런으로 순식간에 5점을 내줬다.
반면 류현진은 1회말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3명의 후속 타자를 안타 없이 깔끔하게 처리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2회부터 정반대 양상이 펼쳐졌다. 벌랜더가 급속도로 안정을 찾아가는 반면 류현진은 고전했다. 특히 2회말 류현진은 안타 8개와 폭투 1개를 포함해 5-5 동점을 허용했고, 3회말에도 2점을 더 내주며 2⅓이닝만에 7실점한채 강판됐다.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전에서 2이닝만에 물러난 것 이후 가장 최소 이닝을 소화한 셈이다. 상대 타선이 완전히 살아나면서 리드를 뒤집지 못해 패전투수 역시 류현진의 몫이 됐다.
벌랜더는 1회 이후 실점이 없었다. 13타자 연속 범타 처리한 벌랜더는 투구수 100개에 육박한 6회초 선두타자 핸리 라미레즈에게 볼넷을, 1사 후 맷 켐프에게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뒤 리드를 쥔채 마운드를 물려줬다. 최근 2연승, 올 시즌 8번째 승리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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