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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결산] ⑤ 퇴장과 등장, 브라질에 조성된 '新수호신' 열전

기사입력 2014.06.28 20:49 / 기사수정 2014.06.29 00:30

김승현 기자
야신상 유력 후보로 떠오른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 ⓒ Gettyimages/멀티비츠
야신상 유력 후보로 떠오른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득점왕 만큼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 지역이 있다. 바로 수문장들 간의 대결이다. 각국 대표팀의 수호신들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세계 골키퍼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옛 영웅들이 쓸쓸하게 퇴장한 자리에 신(新) 수호신들이 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는 이번 대회 야신상 주인공으로도 직결된다. 16강 대진이 확정되면서 그 구도 역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전의 유력 후보들은 종적을 감췄다. 악몽 같은 나날을 보낸 이케르 카시야스(스페인)를 비롯해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 등이 짐을 싸서 고국으로 향했다. 이제 새로운 수호신들의 등장이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과연 브라질에서 누가 새로운 최고 수호신으로 등극할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브라질에서 쓸쓸하게 퇴장한 이케르 카시야스 ⓒ Gettyimages/멀티비츠
브라질에서 쓸쓸하게 퇴장한 이케르 카시야스 ⓒ Gettyimages/멀티비츠


카시야스-부폰, 같지만 달랐던 퇴장

세계 골키퍼계의 양대산맥이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카시야스과 부폰이 월드컵에서 조기 퇴장했다. 나란히 2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그 뒷모습과 활약도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카시야스의 발걸음은 무거웠던 반면 부폰의 뒷모습은 당당했다.

카시야스는 브라질에서의 악몽을 안고 고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 2경기에서 카시야스가 내준 실점은 총 7점.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대표팀 넘버원 수문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활약으로 갖은 비난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무엇보다 둔해진 움직임이 도마에 올랐다. 적지 않은 나이와 소속팀에서의 경쟁에 따른 부담감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실수가 남발했다.

지난 네덜란드전은 그에게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무려 5골을 내주면서 패배의 원흉이 됐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카시야스의 부진은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았다. 칠레전에서도 2실점하면서 팀의 조기탈락에 한몫했다. 카시야스에 대한 신뢰를 잃은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3차전에 페페 레이나를 선발 투입해 승리를 챙겼다. 다음 유로2016에서는 무적함대의 골문은 다른 이가 지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주리 군단은 부폰의 선방쇼를 살리지 못했다. 무게감이 낮아진 최전방과 극심한 골결정력 부족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부폰은 이번 대회에서 뒤늦게 등장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잉글랜드와의 1차전에 시리구에게 내줬던 장갑은 2차전이 되서야 낄 수 있게 됐다.

2, 3차전에서 부폰은 클래스를 입증했다. 하지만 팀의 패배로 빛을 바랬다.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좋은 선방을 보이고도 예기치 않은 일격을 허용해 팀에 무실점 방어를 선사하지 못했다. 이어 우루과이와의 3차전에서는 루이스 수아레스의 기이한 행동에 흔들리면서 결국 결승골을 내줘 아쉬운 퇴장을 받아들여야 했다.

독일 최고 수문장 반열에 오른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 독일축구협회 홈페이지
독일 최고 수문장 반열에 오른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 독일축구협회 홈페이지


오초아, 노이어 등 지금은 골키퍼 전성시대

브라질월드컵은 골키퍼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일부 골키퍼들의 맹활약이 화제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각광 받고 있는 스타 골키퍼들을 제외하고 대다수는 공인구 브라주카의 위력에 진땀을 빼고 있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48경기가 끝난 현재 경기당 2.83골이 터졌다. 경기당 3골에 육박하는 골 풍년 속에서 골키퍼들은 브라주카의 향상된 반발력으로 선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험이 어려워도 늘 만점이 나오는 법. 어려움에서도 철통 같은 방어를 선보이고 있는 수문장들이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동물적인 감각과 기막힌 위치 선정으로 최후방을 사수하고 있다. 자연스레 최우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 경쟁도 나날이 치열함을 더하고 있다.

부폰, 카시야스를 잇는 1순위로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가 꼽힌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독일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다. 193cm의 큰 키에서 오는 안정감과 부지런히 수비진의 배후를 커버하는 활동 영역은 그의 전매특허다. 가나전에서 2실점했지만, 쏟아지는 중거리 슈팅을 막아내며 2-2 무승부에 일조했다.

칠레의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소속팀인 레알 소시에다드와 월드컵 활약으로 FC 바르셀로나 이적을 확정 지었다. 브라보의 진가는 2차전인 스페인전에서 발휘됐다. 네덜란드에 1-5로 완패해 뒤가 없는 스페인은 칠레를 몰아붙였지만, 브라보는 6개의 슈팅을 막아냈다. 스페인은 0-2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의 운명을 받아들였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브라보에 평점 8.5(10점 만점)를 선사하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벨기에 최후방의 보루 티보 쿠르투아도 빼놓을 수 없다. 2년 연속 스페인 리그 최고 골키퍼에 주어지는 사모라상을 받은 쿠르투아는 브라질에서도 그 위용을 이어가고 있다. 쿠르투아가 뛴 경기에서 벨기에는 14승 6무를 기록했다. 쿠르투아는 토너먼트에서도 쉽게 골문을 허락하지 않을 예정이다.

멕시코의 거미손 기예르모 오초아는 이미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오초아는 브라질전 한 경기만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오초아는 네이마르를 앞세운 브라질의 파상 공세에 6개의 선방으로 응수하며 0-0 무승부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신들린 선방쇼에 해외 언론의 극찬이 이어졌고, 2002년 야신상에 빛나는 올리버 칸(독일)은 오초아를 대회 최고의 골키퍼로 꼽았다.

이외에도 반사 신경이 돋보이는 우루과이의 페르난도 무슬레라, 포르투갈전 최우수선수로 꼽힌 미국의 팀 하워드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수비가 중요한 토너먼트에서 골키퍼의 활약은 더 절실해진다. 수문장들의 선방 퍼레이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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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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