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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는 원팀? 단지 '원 전술'이었을 뿐

기사입력 2014.06.27 09:18 / 기사수정 2014.06.27 09:22

조용운 기자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3일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도중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3일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도중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상파울루(브라질), 조용운 기자] 홍명보 감독의 변화에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벨기에전까지 똑같은 선수 기용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다급한 변화에 호흡적인 측면이 아쉬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아레나 지 상파울루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1무2패로 이번 대회를 마치면서 목표로 삼았던 16강 진출은 커녕 1승조차 기록하지 못하고 짐을 싸게 됐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1승을 기록하지 못한 것은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16년 만이다.

알제리전 이후 선발 교체에 대한 여론이 커진 탓인지 홍명보 감독은 벨기에전까지 그동안 기용하던 선수들을 그대로 내보내지 않았다. 가장 논란이 컸던 박주영과 정성룡을 제외했고 대신 김신욱과 김승규를 투입하며 변화를 노렸다.

그동안 자신이 한 선택의 말못을 인정한 셈이었고 실낱 같은 희망의 끈을 잡기 위한 마지막 발버둥이었다.

효과는 있었다. 신체조건이 우수한 김신욱의 투입으로 벨기에의 수비가 흔들렸다. 대표팀은 김신욱이 제공권과 몸싸움에서 버텨주면서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갑작스런 변화에 따른 호흡 부족이 두드러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홍명보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술의 경직성이었다.

월드컵을 1년 앞두고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다보니 다양한 전술을 실험할 시간이 부족했던 탓에 홍명보 감독은 하나의 전술에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초창기 제로톱에 대한 말이 나왔을 때 홍명보 감독은 "나는 제로톱에 대해 모른다. 우리 팀은 원톱 공격수를 활용하는 전술이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대표팀은 그때부터 지금의 4-2-3-1을 고수해왔고 해외파를 본격적으로 기용한 아이티전을 시작으로 별다른 선수 변화도 없었다. 그만큼 일찍 베스트11을 확정했다. 홍명보 감독이 줄곧 "우리의 것을 잘해야 한다.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말한 것도 전술 하나에 완벽함을 담으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상대국들이 분석하기 용이함을 안겨줬다. 대표팀이 평가전에서 거짓 등번호를 통해 교란을 시키려고 해도 몇경기만 봐도 달라지지 않는 선수에 흔들릴 수준이 아니었다.

한가지만 계속 파다보니 갑작스런 상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문제점까지 고스란히 드러낸 홍명보호는 원팀은 됐을지언정 원 전술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월드컵을 앞두고 치렀던 평가전에서 조금이라도 김신욱을 활용한 플랜B를 다듬어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이유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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