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5.31 08:11 / 기사수정 2005.05.31 08:11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을 앞두고, 우리 대표팀에 적지 않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월드컵을 끝으로 황선홍, 최용수, 홍명보, 김태영 등 근 10여 년간 한국 축구의 대동맥과 같은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 대거 은퇴했고, 설기현, 이천수, 송종국, 김남일 등 한일 월드컵 이후 2년간 대표팀을 이끌었던 선수들이 군사훈련과 부상 등의 이유로 이번 최종예선 두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대표팀에 발탁되었기 때문이다.
새 얼굴 합류로 포지션 경쟁 최절정
이렇게 새로운 얼굴들이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대표팀의 포지션 경쟁은 그야말로 최절정에 이르고 있다.
먼저 수비 라인은 기존에 본프레레 감독의 지휘 아래 있었던 유경렬, 박동혁을 포함해 수원 소속인 곽희주나 성남의 김영철 등이 새롭게 가세하면서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고, 김남일의 부상으로 공석이 되어버린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도 김정우, 김상식 등이 주인이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적지 않은 부분들이 바뀌고 만만치 않은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는 대표팀이 다가오는 원정 2연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제 대표팀 감독인 요하네스 조 본프레레 감독의 역량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천재'라고 불리며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박주영이나, 박주영 못지않은 득점력으로 본프레레 감독이 마음을 흔들고 있는 김진용 등이 새롭게 가세한 공격진은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이동국, 정경호, 차두리에 부상에서 회복한 안정환까지 가세한 대표팀 공격진은 '죽음의 원정 2연전'을 승리로 이끌 해결사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대표팀의 모습에서 최근 가장 많이 언론이나 세인들의 입을 통하여 오르내리고 있는 부분은 바로 '공격 삼각편대'의 조합에 관한 얘기들이다. 실제로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도 이동국과 안정환은 중앙 스트라이커로, 박주영은 정경호와, 차두리는 김진용과 각각 경쟁 시키면서 최상의 조합과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최상의 조합 기대되는 공격진
이번 대표팀의 공격 라인을 보면서 가장 고무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은 이상적인 조합을 이룰 수 있는 선수들이 대거 발탁되었다는 점이다.
우선 공격 테크니션이 좋은 안정환-박주영에 골을 넣을 수 있는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이동국-김진용, 그리고 측면 돌파에 의한 공격 루트 개발에 장점을 가지고 있는 정경호-차두리가 포진한 공격라인은 현재 대표팀이 구상할 수 있는 최상의 공격 조합을 만들기 위한 좋은 준비물들인 셈이다.
이러한 좋은 준비물들은 사령탑을 맡고 있는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완성품의 모습이 성공적이었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평가 받을 것이다. 최근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은 최상의 공격 조합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전형과 전술, 그리고 선수들 개개인에게 가장 맞는 위치 등을 분석하며 실험에 실험을 더하고 있다.
정경호-이동국-차두리로 이어지는 기존 선수들의 스피드와 파괴력을 앞세운 공격 라인에 대한 실험부터 시작해, 박주영-안정환-김진용 등 감각적이고 테크니컬한 공격라인도 가동하고 있다.
28일 경희대와의 연습경기에서는 지난 26일 경기 때 사용했던 박주영-안정환-김진용의 라인 대신 박주영-안정환-차두리를 가동하며 기술과 힘의 조화를 찾는 데 주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김남일 빠진 수비형 미드필더 경쟁 치열
공격라인도 그렇지만 대표팀의 허리를 책임질 중앙 미드필더를 찾는 일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장이 확실한 박지성과 양쪽 윙백을 맡을 이영표-김동진이 거의 주전 자리를 굳혔다고 보면, 수비를 리드하고 상대 예봉을 미리 차단해야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아직 그 주인이 가려지지 않았다.
주전이었던 김남일이 부상으로 이번 엔트리에서 탈락함에 따라 대안으로 김정우, 김상식, 박요셉 등이 거론되고 있었다. 하지만 박요셉의 경우 계속해서 무릎에 물이 차면서 실전에서 투입이 힘들다고 판단해 최근 소속 팀으로 복귀시켰다. 박요셉을 대신해 또 다시 유상철의 발탁이 점쳐지고 있어 수비형 미드필더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예정이다.
완벽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유상철의 경험에 의존한 기용을 할지, 아니면 과감하게 신예 김정우를 내세워 새로운 대표팀의 골격을 만들어 낼지도 본프레레 감독의 지휘력과 작전력을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A매치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로 구성될 것으로 보이는 수비라인의 조합 역시, 본프레레 감독의 손질이 절실한 부분이다.
그나마 가장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가 지난해부터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동혁이고 그 외 유경렬, 김진규 등도 A매치 경험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곽희주와 김영철은 아직 A매치 경험이 한 경기도 없어 대표팀의 수비라인은 경험과 개인 능력에 의한 경기를 펼치기보다는 조직력과 패기로 틀을 다져 나가야 한다.
특히 마땅한 중앙수비수감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 본프레레 감독은 어린 김진규와, 본프레레 감독 취임 이후 빛을 보고 있는 유경렬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유경렬에게 많은 지시와 주문을 하면서 직접 지도하고 있는 모습에서는 유경렬이 대표팀의 중앙을 책임지고 박동혁과 김진규 등이 각각 측면을 맡을 것으로 보여진다.
원정 2경기, 본프레레 지도력에 달려
이처럼 대표팀의 기본 골격부터 시작해, 대부분의 포지션들에 새로운 얼굴들을 투입하여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의 지도력과 선수단 장악 능력이 이번 원정 2연전을 통하여 경기장으로 표출될 것이다.
지금까지 본프레레 감독의 능력을 정확히 체크할 여건들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그가 직접 확인한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점검하고 훈련했다. 그만큼, 본프레레 감독 자신이 가지고 있는 축구의 색깔과 철학이 나와야만 한다.
과연 쉽지 않은 길목에서 과감한 변화와 실험을 시행하고 있는 대표팀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또한 본프레레 감독이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결국 6월 3일과 9일, 우즈베키스탄과 쿠웨이트전이 지나봐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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