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피카가 이번에도 준우승에 그치며 구트만의 100년 저주를 풀지 못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벤피카가 저주의 해답을 이번에도 찾지 못했다.
벤피카는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14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비야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여러모로 사정이 안 좋았다. 벤피카는 일부 주축들을 잃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섰다. 에두아르도 살비오, 엔조 페레스, 라자르 마르코비치 등 특급 날개들이 징계로 결장하게 됐다. 이에 대한 복안으로 미랄렘 술레이마니 등을 활용한 새 공격조합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일은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악재가 나왔다. 전반 13분에는 술레이마니가 조르제 제수스 감독에게 고민을 안겼다. 알베르토 모레노의 거친 태클을 피하려던 술레이마니는 심하게 넘어졌다. 고통을 호소하더니 곧 뛸 수 없다는 사인을 보내 급히 안드레 알메이다와 교체됐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교체카드를 활용한 벤피카는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희망은 공격진이었다. 전방 공격편대는 기동력을 바탕으로 세비야 골문을 쉴 새 없이 두들겼다. 원하는 골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세비야의 베투 골키퍼의 선방쇼도 이어지며 벤피카를 곤욕스럽게 했다.
벤피카의 믿을구석, '수트라이커'들의 활약도 저조했다. 세트피스 찬스에서 에스키엘 가라이 등 수비수들이 득점감각이 있었다. 특히 가라이는 어디서든지 골망을 가를 수 있는 헤딩력을 지녔다. 저주 탓인지 이날만은 헤딩이 영점조준이 안됐다. 벤피카 수비진은 기회가 올 때마다 머리에 공을 맞췄지만 번번히 골문을 외면했다.
결국 승부차기 불운까지 겹치며 벤피카는 준우승에 그쳤다. 벤피카의 레전드 감독 벨라 구트만이 걸었던 100년의 저주도 이어졌다. 헝가리 출신 구트만은 1959년부터 1962년까지 벤피카를 지휘했다. 좋은 성적들을 올렸지만 재계약 협상에서 난항이 일어 벤피카와 결별했다. 앙심을 품은 구트만은 벤피카를 향해 100년동안 유럽 대회 우승은 힘들 것이라며 저주를 내리고 그 자리를 떠난 일화로 유명하다.
구트만의 저주는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 1962년 구트만이 떠난 이후 벤피카는 준우승만 7번을 기록했다. 이번 유로파리그 결승전 결과로 기록은 8번으로 늘었다. 늘어난 횟수만큼 벤피카의 우승 갈증은 더욱 심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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