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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여왕' 금잔디 "어른들이 들을 노래가 없어요" (인터뷰)

기사입력 2014.04.30 08:30 / 기사수정 2014.05.07 14:00

정희서 기자
금잔디는 트로트 메들리 음반으로 15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 올라엔터테인먼트
금잔디는 트로트 메들리 음반으로 15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 올라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트로트 메들리 음반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며 전국을 누비는 트로트 여가수가 있다. 여배우 못지않은 미모에 구성진 트로트 음색은 덤이다. '하이웨이 퀸', '고속도로의 여왕'으로 불리는 금잔디의 이야기다.

장윤정이 현대적인 감각에 맞춘 세미트로트로 트로트의 붐을 주도했다면 금잔디는 젊은 트로트 가수로서 유일하게 정통 트로트를 부르고 있다. 희로애락이 담긴 우리네 진짜 트로트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기에 그의 존재가 더 빛날지도 모른다. "어른들이 들을 노래가 없다"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모습에서는 트로트를 향한 '진짜 사랑'이 느껴졌다.

"어렸을 때부터 트로트 가수가 꿈이었어요. 3, 4살 시절 버스 안에서 노래를 부르며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죠. 지금 기존의 나훈아, 김연자 선배님들도 메들리 앨범부터 시작했어요. 저 역시 그 분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비슷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 같아요."

금잔디는 메들리 앨범이 아닌 자신의 곡을 온전히 담은 2.5집 앨범 '어.쩔.사(어쩔 수 없는 사랑)'를 들고 돌아왔다. 인기트로트 작곡가 나영수와 작사가 김경수가 작업한 금잔디의 타이틀곡 '어.쩔.사'는 자기의 마음과는 달리 어쩔 수 없이 짝사랑을 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을 담은 노래다.

금잔디 특유의 간드러진 비음과 진성을 오고가는 목소리가 슬픈 사랑과 안타까운 마음으로 승화됐다. 이외에도 ' 여여(如如,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그러한 것)', '청풍명월', '신데렐라 등 수록곡들도 젊은 트로트 가수가 선뜻 부르기 어려운 깊은 멜로디의 곡이다.

장윤정의 성공 이후 제 2의 장윤정을 꿈꾸는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금잔다 역시 데뷔 초 세미 트로트 제안도 많이 받았다. 제 2의 장윤정이 되길 원하는 제작자들의 제안을 뿌리치고 정통 트로트를 고수한 데는 그만의 철학이 존재했다. 그는 가슴 속 응어리를 풀어주는 게 트로트의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나훈아 선배님의 '어매' 중 '우리 어매 뭣할라고. 날 낳았던가. 낳을라 거든 잘 났거나'라는 가사처럼, 트로트는 말 못할 인생의 한을 하소연할 수 있는 음악이 나와야 해요. 박수와 흥을 유도하는 것만이 트로트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트로트가 왜 점점 테크노화 되는지 아쉬웠죠. 행사성 노래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트로트가 '싼티 나는 음악이야‘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 같아요."

금잔디에게 트로트란? '삼류 아닌 우리네 희로애락' ⓒ 올라엔터테인먼트
금잔디에게 트로트란? '삼류 아닌 우리네 희로애락' ⓒ 올라엔터테인먼트

직접 '어매'의 노래를 부르며 열변을 토하는 금잔디의 모습에서는 트로트에 대한 애착이 가득했다. 이처럼 금잔디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선배 가수는 '나훈아'였다. '살아 있는 교과서'라며 입이 마르도록 격찬을 늘어놓았다. "나훈아 선생님의 창법은 무궁무진해요. 반복해서 들을 때 마다 새로운 걸 배우죠. 창법, 멜로디뿐만 아니라 대화체로 인생을 이야기한다는 점이 최고의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금잔디는 나훈아 뿐만 아니라 주현미, 김연자, 김용임 등 선배 가수들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마이크를 소중하게 여기는 주현미, 무대 위에서 강한 포스를 발휘하는 김연자, 노래를 맛깔나게 잘 부르는 김용임 등 선배들의 좋은 점만 빼닮고 싶단다.

"트로트 음악이 삼류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어요. 무엇보다 트로트 무대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저 혼자 하기엔 너무 벅차요. 음악을 하고 싶은 후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선배들도 끝까지 뿌리를 잃지 않고 중심을 잡아주시길 바라요."

지금의 금잔디를 있기까지 고속도로 메들리 음반과 지방의 입소문이 가장 컸다. '고속도로 여왕'이라는 타이틀의 가진 의미를 묻자 금잔디는 '자신감'이라고 단번에 답했다. 그는 "여왕소리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과찬인 거 같아요. '내가 최고다'라는 생각은 혼자만 해봤는데 메들리 음반이 히트하면서 최고가 될 수 있는 날이 나에게도 오겠구나 희망을 가지게 됐어요"라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마지막으로 금잔디는 "어려서부터 집에 피아노를 두는 것이 꿈이었다"라며 고백했다.

"무대 위에서 피아노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금잔디가 이런 면도 있느냐고 놀라게 해 드릴게요. 단지 애교로만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어떤 음악이든 소화할 수 있는 만능 가수가 되고 싶어요. 트로트에서 금잔디 따라 갈 수 있는 사람이 없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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