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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원의 일본기행⑥]日야구의 또 다른 심장, 메이지진구 구장

기사입력 2014.05.02 14:04 / 기사수정 2014.05.02 14:10

서영원 기자
1926년 개장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야구 제3의 성지' 메이지진구 구장. ⓒ 엑스포츠뉴스DB
1926년 개장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야구 제3의 성지' 메이지진구 구장.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도쿄)=서영원 기자] 일본야구의 성지로 불리는 야구장은 도쿄돔과 고시엔이다. 도쿄돔은 일본야구의 상징과 다름없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이다. 고시엔은 일본 남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고교야구의 꽃이 피는 장소이며 한신 타이거즈의 홈구장이기도 하다.

두 구장 못지않게 역사와 전통이 있는 야구장이 있다. 바로 메이지진구 구장이다. 도쿄 신주쿠 카스미카오카에 위치한 메이지진구는 2000년대 후반 임창용이 활약했던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홈구장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메이지진구 구장은 야쿠르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 야구장은 대학야구, 고교야구, 사회인야구를 아우르는 아마추어 전용구장이다. 메이지진구가 처음 문을 열었던 때는 1926년이다. 그러나 프로야구 팀이 입주한 때는 1962년이고, 주인공은 도에이 플라이어즈(현 니혼햄 파이터스)였다. 애초 의도에서 흔들림 없이 지금껏 아마추어 야구 중심으로 경기가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외관은 낡아 보이지만 철저한 개보수로 구장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 지난 해부터 시작된 대대적인 리모델링은 오는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메이지진구 구장이 동서남북으로 도쿄 빌딩숲을 끼고 있는 금싸라기 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야구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홈구장이기도 하지만, 메이지진구 구장은 아마추어 야구의 성지로 더 유명하다. ⓒ 엑스포츠뉴스DB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홈구장이기도 하지만, 메이지진구 구장은 아마추어 야구의 성지로 더 유명하다. ⓒ 엑스포츠뉴스DB


현재 도쿄도는 2021년부터 메이지진구와 그 일대를 재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90년 가까운 구장 역사를 갖고 있고 아마추어 성지로 여겨지는 이 곳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개발을 위해선 야구계, 체육계 등 단체와 접촉해 하나 둘 해결점을 찾아야 하지만 현재까지 진전은 없다.

이 곳은 메이지진구 구장 관리를 담당하는 메이지진구법인을 비롯해 대학야구연맹, 고교야구연맹, 6대학야구연맹, 일본사회인야구협회, 일본체육회 등 굵직굵직한 단체들이 연관돼 있다. 또한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의 홈구장이지만 메이지진구 구장과 관련해 야쿠르트의 권한은 많지 않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야쿠르트는 해마다 메이지진구와 계약을 통해 1년 단위로 홈구장 사용권을 갱신한다. 이 때문인지 야쿠르트는 구단 용품숍마저 간이로 운영하는 등 야구장을 통한 수익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또 야쿠르트는 대학야구를 포함한 아마추어 대회가 열릴 때 장기 원정길에 올라야 한다. 고시엔 때문에 한 달 가까이 원정길에 오르는 한신 만큼은 아니지만 아마추어를 위해 프로팀이 희생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특히 인상적이다. 

메이지진구는 '프로야구'가 아닌 '순수야구'라는 이름으로 90년 가깝게 존속돼 왔다. 메이지진구는 야구계에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프로야구가 야구의 전부는 아니라는 가치관과, 오래 됐으면 고쳐쓰면 된다는 기본적인 상식을 전하고 있다.

메이지진구 구장과 관련해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의 권한이 만지 않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엑스포츠뉴스DB
메이지진구 구장과 관련해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의 권한이 만지 않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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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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