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러시아 피겨의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 러시아)가 만만치 않은 기량을 뽐냈다.
리프니츠카야는 9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 여자싱글에 출전해 72.90점으로 1위에 올랐다.
리프니츠카야는 자신의 종전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인 72.24점(2014 그랑프리 러시아 로스텔레콤컵)을 넘어섰다. 3위에 그친 아사다 마오(24, 일본, 64.07)와의 점수 차는 8.17점이었다. 리프니츠카야는 지난해 12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에 패해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 설욕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홈어드밴티지의 장점
2011년 2월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싱글 금메달과 은메달은 모두 러시아 선수들이 가져갔다. 우승을 차지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9)와 2위인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8)는 2014년에 열릴 소치동계올림픽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들을 뛰어넘는 인재가 등장했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는 2011~2012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세계선수권을 모두 정복했다. 14세의 나이에 본격적으로 시니어 무대에 진출한 그는 총 8번의 국제대회에 출전해 5번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달 초에 열린 유럽선수권에서는 209.72점으로 정상에 등극했다. 만 15세의 나이에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이 대회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또한 여자싱글 역대 네 번째 높은 점수의 주인공이 됐다.
김연아(24)는 여자싱글 역대 최고 점수인 228.56점(2010 밴쿠버올림픽)은 물론 두 번째로 높은 218.31점(2013 세계선수권)의 보유자다. 또한 세 번째 높은 점수인 210.03도 김연아의 몸짓으로 작성됐다.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리프니츠카야는 운 좋게도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올림픽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싱글의 주요 심판진(레프리 테크니컬 컨트롤러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은 모두 유럽 출신이다. 또한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홈어드밴티지의 이점이 따를 가능성이 크다.
안정적인 점프와 스핀으로 무장
올 시즌 아사다는 단 한 번도 트리플 악셀을 깨끗하게 성공시키지 못했다. 소치에 도착한 뒤 연습에서는 이 기술을 성공시켰지만 실전에서는 빙판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트리플 악셀은 여전히 아사다의 '양날의 검'이다. 이와 비교해 리프니츠카야는 한결 안정적인 구성으로 올림픽에 도전한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한 다양한 점프를 구사한다.
스핀은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리프니츠카야는 단체전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3번의 스핀을 구사해 모두 1점이 넘는 가산점(GOE)을 챙겼다. 3가지 스핀으로만 받은 점수가 13.22점이다. 스핀은 점프와 비교해 기초점이 낮기 때문에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스핀에서 고득점을 얻을 경우 점프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안무 소화력은 떨어진다. 점프의 스케일도 김연아에 미치지 못한다.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트리플 러츠에서 종종 롱에지(잘못된 스케이트 날로 도약하는 점프) 판정을 받는 점이다.
그럼에도 리프니츠카야는 위협적인 존재다. 이번 소치올림픽이 자국에서 열린다는 점. 성공률이 낮은 트리플 악셀에 연연하는 아사다와 비교해 안정감을 가졌다는 점. 그리고 후한 가산점을 챙기는 '회오리 스핀'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점이 리프니츠카야를 최고의 다크호스로 평가하는 이유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 2014 소치동계올림픽 공식홈페이지 캡쳐, 아사다 마오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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