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24)와 브라이언 오서(53, 캐나다)가 처음 호흡을 맞춘 대회는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였다. 그해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극심한 허리 통증을 이겨낸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최고 점수(71.95)를 받았다. 첫 단추를 잘 꿰찬 이들은 이후 승승장구했다. 2009 LA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각종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최종 목표였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싱글 역대 최고 점수인 228.56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뒤 이들은 작별을 고했다. 코치와 선수가 헤어지는 일은 피겨 계에서 흔하다. 이들의 경이로운 여정은 '아름다운 작별'로 이어지지 못했다. 오서는 김연아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며 호소했다.
비록 이들의 작별은 깨끗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에 대한 존중을 드러냈다. 오서는 "그 일(김연아와의 작별)은 다 지나간 일이다. 지금은 모두가 행복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오서는 현역 시절 캐나다를 대표하는 스케이터였다. '미스터 트리플 악셀'로 불릴 정도로 이 점프에 일가견이 있었다. 특히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는 라이벌인 브라이언 보이타노(미국)와 세기의 대결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오서는 비록 보이타노에 이어 은메달에 그쳤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로 이름을 떨쳤다.
김연아의 코치이자 전문가이기도 했던 그는 "김연아는 최고의 스케이터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인정하기 때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김연아와 헤어진 이후로는 한층 중립적이었다. 또한 이번 올림픽에서는 일장기가 새겨진 단복을 입고 소치에 입성했다.
현재 오서는 일본 남자 싱글 선수인 하뉴 유즈루(20)를 지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피겨의 간판인 아사다 마오를 높이 평가한 일은 자연스럽다.
오서는 5일 일본 스포츠 전문매체인 '도쿄스포츠'를 통해 "아사다는 강력한 트리플 악셀을 구사하고 있다. 소치에서는 아사다의 차례라고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오서가 여전히 옛 제자인 김연아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아사다에 대해 더 좋은 평가를 내렸다.
오서의 평가는 어디까지나 한 전문가의 의견일 뿐이다. 아사다는 올 시즌 두 번의 그랑프리 대회와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열린 일본선수권에서는 3위에 그치며 상승곡선이 꺾인 상태다.
반면 김연아는 2012년 현역 복귀 이후 5개 대회에서 모두 200점을 돌파했다. 북미와 유럽의 대다수 언론들도 김연아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미국의 일간지인 뉴욕타임스는 "아사다는 작은 실수만해도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소치에서도 김연아가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BBC와 호주의 시드니 모닝헤럴드 그리고 미국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도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를 유력하게 점쳤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브라이언 오서 김연아 아사다 마오 ⓒ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