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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커버스토리] 빅3 이끄는 포인트가드, 내가 웃어야 팀이 산다

기사입력 2014.01.10 11:21 / 기사수정 2014.01.10 13:50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2013-14시즌 프로농구를 요약하는 키워드는 전력 평준화'다. 10위 팀이 1위 팀을 잡아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그 사이에서도 돋보이는 이들이 있다.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 창원 LG는 이번 시즌 '빅3'라 불리며 선두권 경쟁에 한창이다.

팀 색깔만큼이나 '코트 위의 야전사령관' 포인트가드의 플레이 스타일도 다른 세 팀이다. SK 김선형과 모비스 양동근, LG 김시래는 모두 포인트가드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하지만 이들이 팀을 지휘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 선형-동근-시래, '빅3'이끄는 '3인 3색' 포인트가드

2년차 김시래는 전통적인 포인트가드 유형이다. 명지고등학교를 거쳐 명지대학교에서 본격적으로 포인트가드 역할에 눈을 떴다는 평가다. 대학 시절 경기당 8개에 가까운 평균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1년 농구대잔치는 그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였다. 상위권 팀이 아니었던 명지대학교를 결승전에 이끈 주인공이 바로 김시래였다. 그는 2012년 드래프트에서 당당히 1순위로 모비스의 선택을 받았다.  

반면 김선형은 전통적인 포인트가드와 다르다. 경기 조율 능력보다는  대신 빠른 발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한다. 때로는 무리한 시도라는 질타를 받을 때도 있지만, 상대 센터들의 틈을 뚫고 들어가 더블 클러치를 성공시키는 장면은 팬들을 열광하게 한다. 김선형 스스로도 "팀 분위기를 올리기 위해 일부러 더 파고들 때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선형의 이런 플레이는 독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경기당 2.53개의 턴오버가 이를 뒷받침한다. 

양동근은 '듀얼 가드' 유형이다. 대학 시절 주 포지션은 슈팅가드에 가까웠다. 출발이 달랐던 만큼 포인트가드 자리에서도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줬다. 같은 이유로 본격적으로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게 된 이후 시야가 좁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양동근도 어느덧 11년차,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포인트가드로 인정받은 지 오래다. 공격력만큼이나 빼어난 수비력도 그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무기다. 

플레이 스타일만큼이나 성격도 다르다. 양동근이 '바른 생활 사나이'라면 김선형은 '할 말은 하는' 편이다. SK 구단 관계자들은 이런 김선형을 두고 "양동근 같은 선수가 있으면 김선형 같은 선수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 3색 포인트가드, 숫자로 풀어보면 

KBL은 선수들의 활약상을 '경기 공헌도'로 수치화해 제공하고 있다. 팀에 이득이 되는 플레이를 하면 높아지고, 반대로 손해를 끼칠 경우 낮아진다. 물론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위 '인상 비평'보다는, 혹은 득점이나 어시스트 등의 누적 기록만을 놓고 비교하는 것보다는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공헌도를 계산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8일 현재 2013-14시즌 가드 공헌도 1위는 조성민(KT)이다. 조성민은 30경기에서 가산점 1006.87, 감점 227.30점으로 총점 779.57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가드 가운데 유일하게 400득점(459득점)을 넘어선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김선형과 김시래가 나란히 뒤를 이었다. 양동근은 '양 김'에 비해 부족한 출전 시간이 마이너스 요소였다. 그는 가드 부문 6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선형은 가산점 1002.62, 감점 325.70을 기록했다. 총점은 675.92점이 나왔다. 김시래는 가점에서 866.62점으로 김선형에 약 150점가량 부족한 수치가 나왔지만 감점이 230.30으로 나타났다. 김시래의 총점은 636.32점이었다. 양동근은 세 선수 가운데 가장 적은 감점을 기록했다. 가산점은 736.00점, 감점은 176.20점으로 총점 559.80점을 올렸다.   

총점 순위는 김선형-김시래-양동근이었지만 경기당 평균 공헌도에서 양동근이 김시래를 근소하게 앞섰다. 김선형이 22.56, 양동근이 21.53의 경기당 공헌도를 기록했다. 김시래의 경기당 공헌도는 20.53으로 나타났다.

앞서 살펴본 선수 특성을 공헌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선형은 낮은 야투율과 잦은 턴오버로 인해 경기당 감점이 10.87이나 됐다. 안정감에 있어서는 베테랑 양동근이 가장 뛰어났다. 경기당 감점이 6.78에 불과했다. 김시래는 7.43의 경기당 감점을 기록했다. 

'어시스트/턴오버 비율'(ATR, Assist per Turnover Ratio)도 포인트가드의 안정감을 평가하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보통 2.0이 넘을 경우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김선형은 올 시즌 1.71, 통산 1.91을 기록했다. 김시래는 시즌 2.07 통산 2.05를 기록했으며 양동근은 시즌 2.45, 통산 2.74를 올렸다. 시즌-통산 기록 모두 양동근-김시래-김선형 순서였다. 



▲  세 팀, 세 가지 목표   

김선형과 양동근, 김시래는 지난 시즌 챔피언전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다. 김시래와 양동근이 뛴 모비스는 김선형이 버틴 SK를 시리즈 전적 4승 무패로 완파하고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김시래가 LG로 트레이드되면서 이 세 명의 포인트가드는 서로 다른 팀에서 '마지막 승부'를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양동근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성장하는 것 같았던 김시래는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이적했다. 홀로서기에 성공한 김시래는 이제 김선형은 물론이고 지난 시즌 선배이자 동료였던 양동근과 적으로 만났다. LG는 모비스전 1승 2패로 몰렸다. 김시래가 '터진' 2라운드 경기가 모비스전 유일한 승리다.

챔피언전 완패의 기억을 안고 있는 김선형과 SK는 올 시즌 모비스전 3전 3승에 성공했다. 김선형은 모비스전 3경기에서 평균 12득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반면 LG 상대로는 시즌 전적 1승 2패로 끌려가는 상황이다. SK는 김선형이 21득점을 올린 1라운드 맞대결에서 승리한 뒤 LG 상대 2연패에 빠졌다. 김선형은 LG와의 2,3라운드 경기에서 각각 8득점, 2득점에 머물렀다. 이 두 경기에서 턴오버를 8개나 저질렀다. 2득점에 그쳤던 3라운드 맞대결에서는 5차례 2점슛 시도 가운데 1개만이 림을 통과했다.

모비스가 SK전 3연패에 빠진 상황에서도 양동근은 훨훨 날았다. SK전 평균 16.0득점, 6.7어시스트에 턴오버는 1.0개를 기록하고 있다. 팀 패배로 인해 양동근의 활약도 빛이 바랬다. 반면 LG전 2경기에서는 11.5득점과 5.0어시스트를 올리면서 팀을 전부 승리로 이끌었다. 

SK는 지난 시즌 놓쳤던통합 우승 타이틀을, LG는 창단 이후 첫 우승을, 모비스는 현대(97-98, 98-99) 이후 첫 챔피언전 2연패에 도전한다. 감독의 지략 싸움도 중요하지만 이를 코트에서 완성하는 이들은 역시 포인트가드다. 김선형과 김시래, 양동근 가운데 '마지막 승부'에서 웃는 이는 누가 될까.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SK 김선형, LG 김시래, 모비스 양동근 ⓒ 엑스포츠뉴스 DB]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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