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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빛낼 女스타] ⑨ 최종 리허설 앞둔 김연아, '26년 만의 대관식' 도전

기사입력 2014.01.03 04:47 / 기사수정 2014.01.03 16: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언제부터인가 세계에 이름을 떨치는 한국 낭자들의 기세가 남성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른바 스포츠 '우먼파워' 전성시대다. 2014년은 소치동계올림픽,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등 굵직굵직한 스포츠 빅이벤트가 많다. 엑스포츠뉴스는 갑오년을 맞아 2014년을 빛낼 여성 스포츠 스타 10명을 조명했다.<편집자주>

① 여자농구 박혜진
② 여자배구 양효진
③ 여자당구 차유람
④ 클라이밍 김자인
⑤ 쇼트트랙 심석희
⑥ 리듬체조 손연재
⑦ KLPGA 장하나
⑧ LPGA 박인비
⑨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⑩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김연아(23)란 석 글자의 이름. 한국은 물론 세계 피겨 스케이팅 계에서 가장 빛나는 이름이다. 21세기 피겨 사에서 남자싱글은 알렉세이 야구딘과 예브게니 플루센코(이상 러시아)가 가장 큰 업적을 남겼다면 여자싱글은 김연아를 꼽을 수 있다.

물론 9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 시대를 풍미한 미셸 콴(33, 미국)도 위대한 스케이터다. 그는 카타리나 비트(48, 독일) 이후 피겨의 전성기를 이끌어간 슈퍼스타였다. 콴은 세계선수권 5회 우승이라는 찬란한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올림픽의 여신'은 끝내 그를 외면했다. 콴은 1998년 나가노 올림픽과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끝내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김연아는 이러한 콴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김연아의 업적 중 가장 주목해야할 부분은 신채점제 도입 이후 여자싱글의 기록을 홀로 써내려갔다는 점이다.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78.50)과 프리스케이팅(150.06) 최고 점수를 보유했고 합계 점수 최고 기록(228.56) 역시 그의 스케이팅을 통해 작성됐다.

시니어 무대 데뷔 이후 23번의 대회에 출전해 17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74%에 달하는 승률이다. 21세기에 활약한 여자싱글 선수들 중 김연아가 남긴 기록에 근접한 이는 없다.

김연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두며 성공적 시즌을 보냈다. 남은 것은 퇴임식이 될 2014 소치동계올림픽 뿐이다. 그는 지난 시즌의 경험을 되살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김연아는 2012~2013시즌 동안 총 3번의 대회에 출전했다. 1년8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던 NRW트로피와 국내 대회인 종합선수권 그리고 지난해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다.



큰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두 번의 리허설을 가졌다. 새 프로그램을 점검하면서 얻은 경험은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이어졌다. 김연아는 "국내 대회인 종합선수권대회서 레미제라블을 클린(실수 없이 연기)했다. 이런 경험은 자신감을 안겨주었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올 시즌의 여정도 지난해와 비슷하다. 김연아는 B급대회인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새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더블 악셀에서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다. '본고사'인 올림픽을 앞두고 프로그램을 다시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실전 대회 감각을 익히는 점도 중요했다.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마친 김연아는 전국종합선수권을 선택했다. 지난해 12월9일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가 열린 크로아티아에서 귀국한 김연아는 "4대륙선수권은 출전하지 않는다. 올림픽 전에 대회에 출전한다면 종합선수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란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3일부터 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진행된다. 지난해 가을 오른쪽 발등 부상을 당했지만 지금은 완쾌된 상태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김연아는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새 프로그램을 최종적으로 점검할 기회를 잡았다. 롱프로그램(프리스케이팅)인 '아디오스 노니노'는 어려운 기술과 복잡한 안무로 구성돼있다. 그는 지난해 1월 종합선수권대회서 롱프로그램인 '레미제라블'을 완벽하게 연기해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올해도 이러한 결과가 이어진다면 김연아의 양쪽 어깨에 날개가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아는 카타리나 비트 이후 26년 만에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비트는 1984년 사라예보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4년 뒤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뒤 비트의 올림픽 2연패는 26년 동안 봉인됐다. 올림픽 챔피언인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 1992년 알베르빌) 옥산나 바이울(우크라이나, 1994년 릴리함메르) 타라 리핀스키(미국, 1998년 나가노) 사라 휴즈(미국,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그리고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2006년 토리노)는 최고의 자리에 오른 뒤 은반을 떠났다. 반면 김연아는 26년 만에 올림픽 2연패에 나섰다.



올림픽 2연패를 앞둔 김연아의 자세는 침착하다. 스폰서들이 주최한 행사에서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대한 견해를 드러낸 아사다 마오(23, 일본)와는 대조적이다. 김연아는 일관적으로 "마지막 무대를 후회 없이 마치고 싶다"는 말만 남길 뿐이다.

김연아는 이미 올림픽 금메달을 가지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부담을 덜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셈이다. 4년 전에는 반드시 메달권에 진입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 비교해 한결 편한 상태로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다.

3일부터 시작되는 종합선수권대회서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은 한결 완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아가 은반 위에서 흔들리지 않을 때 그의 적수가 될 이는 찾기 어렵다. 김연아는 마음을 비운 채 프로그램 완성에만 집중하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과 올림픽 챔피언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는 '26년 만의 올림픽 2연패 대관식'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 Gettyimages/멀티비츠, 김연아 미셸 콴 ⓒ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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