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프로니까 겸허히 받아들여야죠."
11월 두산에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다른 팀으로 떠났다. 여기에 2년 동안 팀을 이끌어 온 김진욱 감독마저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다소 혼란스러운 분위기에서 팀 내 최고참 홍성흔은 "동요되지 말자. 이게 프로다"라는 말로 후배들을 다잡고자 했다.
시즌 종료 후 재활에 매달렸던 홍성흔은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송일수 신임감독과 상견례 시간을 가졌다.
홍성흔은 "(많은 변화 후) 선수단이 당황스러워하는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혼란스러운 분위기에도 동요되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프로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팀을 위한 소속감을 느껴야 하지만 자신을 위한 야구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매년 많은 선수가 다른 팀을 찾아 새 둥지를 트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두산의 대대적 변화는 과감했다. 약 10일 동안 14명의 감독과 선수가 팀을 떠났다.
홍성흔은 "가치를 인정받는 게 FA고 선수들이 떠나가는 건 매년 있던 일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컸다. 정들었던 선수들이 떠나가는 건 마음 아프지만, 내년에 또 야구를 해야 한다. 오히려 빛을 못보던 후배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프로 선수로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또 그는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한 구단의 결정이기에 선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 아쉬운 부분을 감당한 채 받아들여야 한다"며 "선배로서 후배들이 동요되지 않도록 이끄는 게 나의 목적이다"라고 덧붙이며 후배들을 이끌것을 다짐했다.
홍성흔에게 김 전 감독은 '형님' 같은 사람이었다. 홍성흔은 "김진욱 감독님께서 문자로 '고생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셨다. 인간적으로 최고의 감독이셨고, 군림하기보다 형님 같은 분이셨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는 새로운 사령탑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다순의 9대 감독으로 선임된 송일수 신임감독은 최고령 초보 감독이다. 당연히 선수들 역시 아직은 송 감독이 낯설다.
홍성흔은 "2군에서 같이 생활해 본 적이 없어서 아직 송 감독님의 스타일을 잘 모르겠다. 김성근 감독님이 롤모델이라고 말씀하신 걸로 봐선 굉장히 타이트 하실 것 같다.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다"라며 "감독님이 재일교포신데, 선수는 감독이 주문하기 전에 뜻을 파악하고 앞서서 행동해야 한다. 때문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홍성흔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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