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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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입단' 한신, 지독한 커넬 샌더스의 저주

기사입력 2013.11.27 18:34 / 기사수정 2013.11.29 14:39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덕중, 서영원 기자] '끝판대왕' 오승환이 입단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는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바로 '커넬 샌더스의 저주'다. 고(故) 커넬 샌더스(1890~1980)는 KFC 패스트푸드점의 설립자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퍼져있는 KFC 매장에는 흰색 정장 차림의 할아버지 인형이 인자한 미소를 짓고 서 있는데, 설립자인 샌더스를 본따 만든 것이다. 전혀 관계가 없을 듯한 프로야구단과 패스트푸드점의 악연 아닌 악연은 지난 1985년 시작됐다.

1985년은 한신 역사에서 매우 뜻깊은 해다. 한신은 이 해 창단 이후 처음으로 일본시리즈 정상에 섰다. 일본프로야구에 만연했던 '반 요미우리' 정서를 갖고 있던 한신 팬들의 기쁨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터. 지금이나 그때나 연고지 오사카 지역 팬들은 한신 우승이 확정되면 신사이바시 근처 토톤보리강에 뛰어드는 깜짝 이벤트를 펼치는데 1985년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1985년에는 평소와 다른 한 가지 행동이 더 있었다. 우승의 기쁨에 취한 한신 팬들은 본인들이 직접 토톤보리강에 뛰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KFC 토톤보리점에 있던 샌더스 인형을 뽑아 그대로 강으로 투척시켰다. 당시 타율, 홈런, 타점 등 타격 3관왕을 차지하며 한신 우승을 견인한 랜디 바스가 샌더스 인형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게 이유였다.

작은 사건이 저주가 될 줄을 꿈에도 몰랐다. 당시 전문 다이버까지 투입돼 샌더스 인형을 찾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토톤보리강에 투척된 샌더스 인형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한신은 이후 영원히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커넬 샌더스의 저주'는 이렇게 시작됐다. 운명의 장난일까. 실제로 한신은 1985년 이후 일본시리즈 정상에 선 적이 없다.

2009년 3월 오사카 한신 팬들이 기대에 부풀었다. 토톤보리강 정비 작업 중에 샌더스 인형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24년 만에 발견된 샌더스 인형은 회색빛으로 변했고 곰팡이가 폈으며 반토막이 났다. 그래도 한신 팬들은, 이제는 저주가 풀려 우승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일부에서는 한신 우승을 위한 고사까지 지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커넬 샌더스의 저주'는 풀리지 않았다. 2009년 한신의 성적은 더 떨어졌고 구단 역사상 유일한 일본시리즈 우승은 여전히 1985년 한 번 뿐이다. 2014시즌을 앞두고 오승환을 영입한 한신은 이번에야 말로 '커널 샌더스의 저주'를 풀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생전에 사람 좋기로 유명했다는 샌더스의 분노가 왜 이리 오래가는지 한신 팬들이 답답해하고 있다.

한편 문제의 샌더스 인형은 한신 고시엔 구장 근처 KFC 매장에 완성된 형태로 전시돼 있다.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사진=오승환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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